'2인자', '비운의 사나이' 꼬리표를 금메달이 한 번에 풀어줬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81kg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재범(25, 한국마사회)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가슴이 아프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체력이 떨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투혼을 발휘한 김재범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8강, 4강에서 연장 승부를 펼친데다 간수치까지 높아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가운데 투지로 얻은 은메달이라 더욱 값졌다.
당시 김재범은 73kg에서 81kg로 체급을 올려 부담이 상당했다. 73kg급에 라이벌 이원희, 왕기춘 등이 있어 밀려나듯 81kg으로 이동했다는 냉정한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이원희는 벽이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늘 이원희에 고배를 마시며 2인자에 머물렀다. 김재범이라는 이름은 이원희의 훈련 파트너로 가려져 있었다.
그래도 김재범은 참고 견디며 그만의 기술을 개발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다른 선수들처럼 시원한 기술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또한 상대에 쉽게 패하지 않는, 지키는 기술로 진을 빼는 영리한 유도를 한다.
김재범의 스타일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빛을 냈다. 갈비뼈가 부러졌음에서 혼신의 힘으로 동메달을 획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희비도 교차했다. 지난 9월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체육관에서 열린 81kg급 결승에서 브라질의 레안드로 길헤이로를 연장전에서 안다리걸기 절반승으로 이기고 세계선수권대회 첫 우승이라는 기쁨을 얻었다.
광저우 입성을 앞두고는 훈련 도중 손가락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나 메달전선에 비상등이 켜지기도 했다. 다행히 김재범은 또 한 번 인내하며 결국 대업을 이뤄냈다. 생애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이라 의미는 남달랐다.
조이뉴스24 광저우=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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