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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 신인들이여, 진짜 독해야 살아남는다!


2011 프로야구계에 첫 발을 내디디는 신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KBO 주관으로 6일과 7일 이틀간 충남 예산 덕산 스파캐슬에서 개최되었다. 8개 구단으로부터 지명을 받은 76명과 신고 선수 신분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36명 등 총 112명이 참석 대상이었지만 이 가운데 한승혁(KIA 1라운드. 투수)과 김용호(한화 5라운드. 내야수)는 각각 수술과 병무청 호출로 불참했다.

6일 오후 1시 집결하기 위해 신인들을 태운 각 구단 버스는 새벽부터 분주했다. 거리상 가장 먼 롯데와 삼성은 오전 7~8시에 출발했고, 수도권 팀들도 출근시간대를 겨우 피해 9시께 서둘러 길을 나서야 했다.

교육 장소에 도착한 선수들은 1박 2일간 머물 숙소를 배정 받았다. 가족 휴양지이자 단체여행지로 안성맞춤인 주변을 둘러보며 선수들은 한결같이 놀러 온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선수들은 구단별로 3인 1실을 사용했다.

교육의 내용은 예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은퇴한 선배 양준혁이 '신인선수의 자세'라는 제목으로 강연에 나서 눈길을 모았다.

운동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절대 이롭지 않은 술, 담배, 마약에 대한 위험성과 조절의 의지를 강조하는 건강관리에 관한 강연이 있었다. 이어 KBO 조종규 심판위원장이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자세와 심판의 입장에서 눈에 거슬리는 행동 등에 대해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반도핑 위원회 이종하 위원장의 도핑에 대한 강연, 그리고 연금에 대한 설명을 끝으로 첫 날 교육은 마무리되었다.

8개 구단의 신인 선수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인사를 하고 팀별 선수대표가 시즌 각오를 밝히는 시간도 있었다.

4년째 신인교육 현장을 방문한 기자로서 느낀 점은 그 어느 해보다 참석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성실하고 진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뭔가 알 수 없는 산만함으로 가득했다고 기억된다. 몇몇 고졸 선수들은 책상에 엎드려 있거나 옆사람과 수다를 떨고 쪽지를 주고받으며 낄낄 거리는 등 앞에 선 이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행동했던 선수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올해 교육에선 그런 경우가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저녁을 먹고 단체 영화 관람까지 마친 9시 이후 늦은 시각부터가 문제였다. 매년 그랬듯이 올해도 술 반입과 음주가 당연한 것처럼 이어졌다.

구단별, 선수별로 달랐지만 뜻이 맞는 이들이 슈퍼에서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들어가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지만 구단별로 한 방 정도는 대충 그런 분위기였다. 밖으로 나갈 상황은 아니기에 머릿수에 맞춰 맥주 한 캔씩 정도 앞에 놓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도까지는 충분히 이해될 만하다.

하지만 도를 넘는 경우도 있어 문제다. 새벽 2~3시가 넘어도 방마다 불이 꺼지지 않고 고성방가가 이어졌고, 어떤 선수는 복도를 서성거리며 방문을 발로 걷어차고 괴성을 지르는 추태를 부리기도 했다. 특히 강도 높은 훈련량과 선배들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다고 소문난 팀의 고졸 신인들의 경우는 '이런 날을 그냥 보낼 수 없다'는 듯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 같았다.

신인 교육은 오랜만에 동기와 만나 그 동안의 회포도 풀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자리이자 우정과 추억을 떠올리며 지난 1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 다음날 오전 8시 아침 식사 일정이 잡혀 있었고, 교육이 끝난 뒤 정해진 일정까지 생각한다면 스스로 적당히 즐길 줄 아는 절제가 필요하다. 프로 선수가 된 이상 좀더 '프로'다워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크다. 고졸 선수들에 비해 성숙된 대졸 신인들 가운데서도 '한 잔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이들도 있었다.

역시, 다음날에도 여파는 컸다. 아침식사를 거른 선수들이 많았고 9시 10분부터 시작했어야 했던 스포츠 토토 부정방지 교육은 자리를 채우지 않은 선수들을 호출하느라 15분 늦게 강의가 시작되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인원 체크를 하느라 분주했다.

교육 첫 날 강의에 귀를 기울이며 프로선수의 자세를 몸소 실천하겠노라 의욕을 보이던 선수들의 또 다른 얼굴을 확인했다. 아울러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결국 '실력'에 앞서 '자기 절제'가 우선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한 번 쯤이야'는 두 번, 세 번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습관은 고치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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