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팔방이 온통 인도팬들이었다.
한국과 인도의 '2011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린 18일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킥오프를 앞두고는 폭우로 변했다.
태극전사들은 수중전에 대비해 축구화를 교체해 신고 나서는 등 인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또, 다득점을 위해 슈팅 훈련에 힘을 기울이는 등 몸풀기에도 열을 올렸다.
본부석 왼편에는 카타르 교민을 비롯해 기업체 파견 근로자 등 2백여명의 한국 축구팬들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자리해 선수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인도 팬들의 함성은 대단했다. 카타르에는 약 30만명 가까운 인도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터에서 퇴근한 팬들은 경기 전부터 시작해 전반 내내 입장해 점점 수가 늘어났고, 열성적으로 인도를 응원했다. 본부석 건너편과 양쪽 골대 뒤가 모두 인도팬들이었다. 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나타나 폭우에 아랑곳하지 않고 막대풍선을 두들기며 흥겹게 응원을 펼쳤다.
인도팬들의 함성은 한국의 매서운 공격을 인도 선수들이 막아낼 때 절정을 이뤘다. 특히 전반 12분 인도의 에이스 수닐 체트리가 곽태휘의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시키자 1-2로 뒤진 상황임에도 마치 승리라도 한 마냥 환호성을 질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 골을 얻어내자 인도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기자석에서는 인도 취재진뿐 아니라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취재진들도 손뼉을 치며 즐거워했다.
그러나 인도의 위기 또는 찬스 시에만 함성이 터졌을 뿐 이후에는 경기를 즐기는 자세로 되돌아갔다. 수적으로 우세한 인도 팬들이었지만 조직적인 응원이 없어 원정 경기나 다름없었던 한국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조이뉴스24 도하(카타르)=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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