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 가수들의 우월한 체육 실력이 화제다.
지난 5일과 6일 각각 18.7%, 17.6%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설 연휴 특집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MBC '아이돌 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발라드 가수들은 유독 강세를 보였다.
먼저 그룹 2AM은 슬옹이 수영 50m에서 2위를, 진운과 조권은 높이뛰기와 50m 달리기에서 각각 3위를 하는 등 대부분의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그룹 에이트의 이현도 50m 달리기에서 2위를 기록했다. 50m 달리기를 제외한 남자부문 전종목을 석권한 그룹 샤이니의 민호를 제외하면 발라드 가수들이 댄스 가수들보다 더 뛰어난 운동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활동적인 댄스 가수', '얌전한 발라드 가수'라는 기존의 이분법적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창민과 이현은 프로젝트 그룹 옴므를 결성해 '밥만 잘 먹더라'로 활동할 당시 근육질 몸매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슬옹은 '아이돌 스타 육상 수영 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수영 훈련을 따로 하기도 했다. 발라드 가수에게도 몸매나 운동능력이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가수들이 신곡을 홍보하기 전 예전 모습과 달라진 티저 사진이나 영상으로 화제를 모으는 게 일반화된 만큼 근육질 몸매 등 건강미를 강조하는 것은 대중들의 시선을 모으고 화제를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발라드 가수도 예외는 아니다.
또한 예능 프로그램은 음악 프로그램 못지않게 가수를 섭외하기 위해 열성을 다한다. 가수들의 끼가 프로그램을 빛내주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에 자연스럽게 가수들도 적응하게 됐다.
조권의 경우 지난해 추석에 방송된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 중 100m 달리기에서 우승, 큰 화제를 모았다. 우승과 함께 대중들에게 강하게 각인된 이미지는 오랜 기간 효과를 누렸다.
이들의 소속사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노래를 잘 부르는 건 가수가 당연히 갖춰야할 능력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요즘 방송에서 요구하는 가수가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새 싱글 '내 꺼 중에 최고'를 발표하는 이현의 경우 '아이돌 육상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의 선전으로 상당한 홍보 효과를 얻었다. 단지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훨씬 홍보 효과가 좋은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2AM이나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로 히트를 기록한 이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노래 실력을 가진 가수들이지만 그들도 현 가요계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노래 이외의 영역에서도 활약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가수가 노래 이전에 운동으로 먼저 주목받는 것이 반드시 좋은 현상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설날에도 가수들이 체육, 건강미녀, 커플게임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상황에서 가수들이 노래실력만 믿고 가기는 어려운 것이 냉정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2AM과 이현처럼 노래 못지 않게 운동도 잘하는 '몸짱 발라드 가수' '체육돌'의 등장은 이런 가요계가 낳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조이뉴스24 박재덕 기자 avalo@joynews24.com 사진 김현철 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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