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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이정훈, 넥센의 '마무리'냐 '마당쇠'냐


넥센 김시진 감독이 선발투수 재목의 활성화로 당초 세워놓은 투수진 운영 구상을 놓고 고민 중이다. 결과적으로 클로저 요원으로 낙점됐던 '이적생' 이정훈(34)의 보직도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김시진 감독은 미국 플로리다 세인트피터스버그에서 진행 중인 팀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다. 그런데 예상외 훈련 성과로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두 차례 자체청백전을 통해 투수들의 실전피칭을 시험해본 결과, 김영민, 김성태, 정회찬, 문성현 등 생각지 못한 선발재목감이 쏟아져나온 덕이다.

때문에 김 감독은 또 다른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바로 고육지책으로 선발전환을 검토했던 2010 구원왕 손승락을 다시 클로저로 기용하고, 이 자리를 메우게 할 마무리 후보 이정훈을 계투요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넥센은 지난해 12월 20일 신예선발 고원준을 롯데에 내주고 이정훈과 박정준(외야수)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넥센 측은 고원준보다 이정훈과 박정준의 값어치가 더 나간다고 판단했지만, 선발진 구축에 힘겨웠던 사령탑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었다. 어쩔 수 없이 김시진 감독은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을 선발로 돌려 출혈을 막고 마무리 보직은 이정훈에게 맡긴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전지훈련에서 기존 투수들이 기대보다 뛰어난 기량을 펼쳐 김 감독은 손승락을 원상복귀시키고 이정훈을 롱릴리프 역할을 소화하는 계투진으로 기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게 됐다.

1977년생으로 프로 입단 14년차가 된 베테랑 이정훈은 지난 시즌 부상에 허덕이며 3승 9패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6.85로 부진했다. 11월 초에는 오른쪽 무릎 연골 수술까지 받았다. 와중에 트레이드된 탓에 이정훈은 넥센 유니폼을 입은 후 이를 악물었고, 부활을 다짐하고 있다.

실제로 성과가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전훈지에서 열린 첫번째 자체청백전에서 백팀 세번째 투수로 나선 이정훈은 1이닝 동안 3타자를 공 9개로 간단히 삼자범퇴 시키며 자존심을 세웠다. 이날 이정훈은 5회초 1사 후 등판해 이해창과 김일경을 유격수 땅볼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6회초 선두타자 김민우를 3루 땅볼로 솎아내고 배힘찬에게 바통을 넘겼다.

넥센 관계자는 "이정훈은 변화구로 슬라이더와 투심 정도만 던졌지만, 직구 최고구속은 140km 정도까지 나왔다"며 "작년 무릎 수술 재활도 마무리됐고, 정민태 투수코치도 (이정훈의) 몸상태가 괜찮다고 하더라. 무릎과 관련해 말이 많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정훈이 계투요원으로 나설 경우, 김시진 감독은 그에게 마당쇠 역할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송신영과 마정길이 맡았던 궂은 일을 고참인 이정훈이 충분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손승락 선수가 마무리로는 최고지만 선발로는 최고가 될 수 없지 않겠느냐고 생각하면서 선발전환에 조금씩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이정훈이 롱릴리프 등으로 마당쇠 역할을 해준다면, 허리가 정말 튼튼해질 것으로 본다. 감독님의 옵션이 다양해졌다"고 덧붙였다.

과연 이정훈은 어떤 보직을 맡게 될까. 그의 가세로 김시진 감독도 투수진 구축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쓸 수 있게 됐다. 물론 어느 보직을 맡든 이정훈은 '깡다구 피칭'을 보여줄 것임에는 틀림없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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