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덕기자] 3월 1일 오전 9시 10분 강릉항을 떠난 배는 미미한 성공 확률을 이겨내고 끝내 독도의 해안에 닿았다. 접안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약 4시간 20분 간의 여정은 김장훈의 염원을 담은 독도호를 독도의 품에 안기게 했다.
3.1절을 맞아 독도에 오른 김장훈은 전세계에 독도를 알리기 위해 다방 면에 걸쳐 함께 활동한 동지 서경덕 교수와 진한 포옹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었다.
"감격스럽습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감격에 겨운 김장훈의 일성이었다. 그는 강릉항에서 출발하지 못한 채 마무리했던 지난 28일에 이어 1일에도 날씨 때문에 힘들 거라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결국 독도를 향해 닻을 올렸고, 결국 꿈을 이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그는 "어린애처럼 기쁘고 감동적이지 않은가. 지난 세월을 생각하며 침잠하고 싶다. 많은 걸 다 말하기엔 너무 벅차다"며 "노래로 말하겠다"고 상기된 표정을 지었다.
'설마 될까 했다'고 한 번 더 되새긴 그는 이번 페스티벌을 가능케 한 우리 무대 세팅의 빠른 스피드와 숙련된 기술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이 날 독도를 향하던 몇 대의 배가 회항했지만 끝내 김장훈의 독도 페스티벌호만 다소 무리한 항해 끝에 접안에 성공했다.
독도에 오른 김장훈은 '이스트시(East Sea) 페스티벌'의 의의를 한 번 더 강조했다. 동해 어디에선가 우드스탁 페스티벌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음악 페스티벌을 개최하겠다는 것.
오후 3시30분, 독도에 오른 지 2시간 여 만에 김장훈의 독도 페스티벌 첫 곡이 울려퍼졌다. 애국가였다. 두번째 곡은 경쾌한 리듬의 '난 남자다'. 그의 목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백이 넘쳤다.
이어 '쇼', '오페라'를 부르며 판소리와 사물놀이와의 합주로 한껏 흥을 돋운 김장훈은 마지막곡 '나와 같다면'을 부르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장훈은 앵콜곡으로 '붉은 노을' '그대에게' '아리랑'을 잇달아 부르며 빗속에 울려퍼진 독도 페스티벌을 마무리했다.
특히 마지막곡 '아리랑'은 첫곡 애국가와 대칭을 이루며 페스티벌의 의미를 더했다. 김장훈은 '아리랑'을 부르기 직전 "독도를 위해 준비한 곡이다"며 비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장훈은 공연 후 "이제 멀미약에서 좀 깼는데"라며 짧게 마무리해야 하는 여건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1시간 여에 걸친 독도 페스티벌은 그렇게 3.1절을 맞은 독도의 땅과 하늘과 바다를 뜨겁게 적시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조이뉴스24 독도=박재덕기자 avalo@joynews24.com 사진 김현철 기자 fluxus19@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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