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던지는 대로 팍팍 꽂힌다. 기분도 상쾌하다. 요즘 마운드 위의 차우찬(삼성)은 최고의 몸상태를 과시하면서 미소짓고 있다. 스스로도 "요즘 컨디션이 좋다"고 웃는다. 그는 2011 시즌 개막을 설렘 속에 고대하고 있다.
차우찬은 2010년 삼성의 가장 큰 소득이었다. 37경기(126.1이닝) 등판해 10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한 그는 장원삼(13승)에 이어 팀내 다승 2위. 또 시즌 최종전서 10승째를 채우고 승률왕에 오른 생애 첫 타이틀 획득과정도 극적이었다.
그에게 2010년은 특별했다. 2006 시즌 삼성 입단 후 좌완 강속구 투수라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매번 고개를 떨군 그로서는 지난해 거둔 10승 고지 등정 및 승률왕은 가슴 떨리는 일이다. 입단 4년차였던 2009 시즌까지만해도 실점 상황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해 무너진 경우가 잦았던 차우찬은 2010년 단숨에 리그 정상급 좌완으로 도약한 셈이다.
올해는 어깨도 무겁다. 신임 류중일 감독의 '공격야구'를 뒷받침하기 위해 선발 차우찬은 지난 시즌 이상의 활약을 펼쳐줘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전지훈련 후 " 지난해 승률왕에 오르면서 마운드에서 여유와 자신감이 보인다"며 차우찬을 극찬했고, 카도쿠라와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했다.
실제로 차우찬의 현재 페이스도 호조다. 전지훈련 연습경기 맹투에 이어 지난 13일 대구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서 선발로 나선 차우찬은 막강 철웅군단을 상대로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사사구는 3개밖에 내주지 않았고, 탈삼진이 무려 9개나 됐다. 경기 상황상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 동안 갈고닦았던 체인지업을 시험해보며 '통한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소득이었다.
차우찬은 올 시즌 "지난해보다는 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승수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승수는 최선을 다한 뒤 따라오는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에이스'라는 말에 화들짝 놀라며 "그런 말 마시라"고 설레발을 경계한 차우찬. 그의 각오를 전한다.
[다음은 차우찬과의 일문일답]
-최근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에이스감'이라고 류중일 감독의 칭찬이 자자하다.
"많이 쑥스럽죠. 지금 페이스가 우리팀 투수 중 가장 빠른 편일 뿐입니다. 구위가 좋다보니 그런 소리를 듣는데, 사실 제가 에이스는 아니잖아요. 제가 언제부터 잘했다고.(웃음). (장)원삼이 형도 있는데."
-그래도 주변에서 올해 일을 낼 것이라는 말들이 많다.
"그런가요. 너무 부담을 주시네요. 사실 작년 후반기 들어 몇 개월 야구를 잘한 것 뿐인데, 너무 멀리 간 것처럼 말들을 해주셔서... 기대가 너무 큰 것 같아요. 큰일났네요."
-작년 생애 첫 타이틀인 승률왕까지 경험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떤지?
"그냥 기분이 좋죠. 상인데 기분이 나쁠 리 있겠어요? 상을 받았는데.(웃음)"
-스프링캠프서 가장 두각을 드러냈다. 캠프 소감은?
"캠프 가기 전부터 '이번에는 준비를 좀 잘해야겠다'고 생각했었어요. 지금 시범경기 개막도 2주밖에 안남았는데, 돌아보니 몸을 잘 만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몸상태도 좋고, 페이스도 잘 올라왔어요. 변화구나 여러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좋습니다. 밸런스도 괜찮고. 사실 제가 (피칭) 기복이 있었는데, 그런 부분만 잘 보완하면 좋을 것 같네요."
-지난 시범경기(두산전)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원래 없던 구종인데?
"작년에는 체인지업 자체가 없었습니다. 슬라이더와 커브만 던졌거든요, 그러다가 후반기 말미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 제가 벽에 부딪히는 걸 느꼈어요. '이대로는 힘들구나, 구종이 하나 더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마무리캠프 때부터 조금씩 연습했어요. 두산전을 계기로 경기 때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5개를 던졌는데, 투스트라이크 후 결정구로도 써보고, 초구에도 던져보고, 시험을 많이 했는데 괜찮았어요."
-올해 목표는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지난해보다는 잘했으면 좋겠지만, 부담은 없어요. 전 원래 (프로와서) 못했다는 소리만 들었거든요. 제가 가진 것을 다 쏟아부으면 결과는 그 때 나오겠죠. 요즘은 컨디션이 좋아서 저 스스로도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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