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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이현승, 그토록 원하던 '선발투수'


[권기범기자] 이현승(두산)이 천금의 기회를 잡았다. 기대해준 팬들에 대한 속죄를 위해, 또 컨디션 조절에 유리하다는 점 때문에 선발보직을 원했던 그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현승은 지난 23일 시범경기 잠실 넥센전에 선발로 등판해 4이닝 동안 62구를 뿌리면서 1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1-0으로 앞선 5회 정재훈에게 바통을 넘겼고, 경기 역시 두산이 5-1로 승리하면서 이현승은 승리투수가 됐다.(시범경기서는 4이닝 이상 투구시 승리투수 조건이 된다)

물론 시범경기서의 승리는 큰 의미가 없지만, 첫 선발피칭에서 합격점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현승 자신은 물론 김경문 감독에게도 만족할 만한 성과.

이현승의 선발진입은 당초 예정된 시나리오가 아니었다. 김경문 감독은 이혜천과 이현승을 저울질한 결과, 이혜천을 선발로 투입했다. 용병투수 니퍼트와 라미레즈, 그리고 김선우, 이혜천, 김성배가 전훈캠프 당시 김경문 감독이 선택한 선발 후보 최종 5인.

하지만 라미레즈의 부진이 이어졌다.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4이닝 9피안타 4볼넷 5실점한 라미레즈는 지난 22일 잠실 넥센전에선 1.1이닝 7피안타(1홈런) 4볼넷 9실점하며 난타당했다. 김경문 감독은 라미레즈의 구위와 투쟁심 모두에 실망감을 느꼈고, 곧바로 그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이현승은 라미레즈가 빠진 선발 한 자리를 급작스럽게 차지했고, 이날 호투로 가능성을 한껏 드높인 것이다.

이현승은 2010년 악몽의 한 해를 보냈다. 큰 기대 속에 넥센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됐지만, 부상으로 인한 부진으로 고개를 떨궜다. 시즌 최종성적은 46경기(77.2이닝) 등판, 3승 6패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75.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이현승은 트레이드머니 탓에 팬들로부터 '10억 군인'이라는 조롱까지 받아야 했다.

큰 스트레스였다. 스프링캠프 당시 이현승은 지난 시즌 소감을 물으면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죄송한 마음뿐이다. 결과적으로 내가 못한 것 아닌가"라고 팬들에게 미안한 기색부터 드러냈다.

때문에 올 시즌 선발로 제 역할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선발진 난조로 수 년간 우승 문턱에서 좌절된 두산의 아쉬움을 풀어낼 키맨으로 활약하고 싶다는 것이다. 또 아직까지 100% 완전치 않은 어깨 통증 완화를 위해서라도 매일 불펜 대기해야 하는 계투진보다 숨을 고를 수 있는 선발보직을 원하고 있었다.

이현승은 "솔직히 선발로 뛰고 싶은 바람이 있다. 몸 상태도 조절할 수 있고. 하지만 내게 이제 기회는 없다. 작년에는 내가 아파도 내 자리는 있었다. 지금의 나는 아무 것도 없다. 스스로 이겨내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현실이 됐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현승은 개막과 함께 선발 한 자리를 꿰찰 것이 확실해졌다. 라미레즈가 구위를 회복한다든지, 불가피할 경우 새용병이 영입돼 보직이 다시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 원하던 선발진 합류에 성공했다. 이제 이현승은 힘주어 밝힌 각오만큼 계속 호투를 해주기만 하면 된다. 이현승의 2011 시즌은 일단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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