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타격전을 예상했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마지막에 웃은 쪽은 9회초 천금의 역전 득점을 올린 롯데.
롯데는 24일 잠실구장서 열린 시범경기 LG와의 원정경기서 선발 이재곤의 5이닝 1실점 호투 속에 9회초 이대호, 홍성흔으로 이어진 중심타선의 적시타 행진으로 3점을 몰아내 4-2로 승리했다.
중반까지 선발투수들간 팽팽한 맞대결이 이어졌다.
롯데 선발 '드래곤' 이재곤과 LG 선발 '광속구' 리즈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뜨거운 피칭 대결을 펼쳤고, 잠실구장 내야석을 메운 3천500여명의 관중들은 양 선수의 호투에 열광했다.
이재곤은 요즘 달아오른 LG 타선을 잠재웠다. 1회초 1사 1, 3루에 몰린 후 박용택의 2루땅볼 때 3루주자 박경수의 홈인으로 1점을 내줬지만, 이후 몸이 풀린 듯 범타 릴레이로 호투를 이어갔다. 물론 5회를 제외하고 이닝마다 사사구로 주자를 출루시킨 점은 아쉬웠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면서 양승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최종성적은 5이닝(83구) 2피안타 6사사구(4볼넷) 2탈삼진 1실점.
특히 이재곤은 83구 중 싱커(126~133km)를 57구나 던지면서 맞혀잡는 피칭의 진수를 보여줬다.
LG 리즈 역시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대호에게 좌월솔로포(비거리 120m)를 허용한 것 외에는 특별한 위기 없이 살벌한 롯데 타선을 6회까지 잘 막아냈다.
리즈의 피칭에서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약점으로 지적받던 변화구 제구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 총 82구를 던지면서 커브(119~128km) 18구, 슬라이더(131-136km) 13구, 체인지업(137~141km) 8구를 던진 리즈는 결정구로 잘 제구된 변화구를 꽂아넣으면서 변화구가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일축했다. 6이닝 3피안타(1홈런) 7탈삼진 1실점. 직구 최고구속은 157km까지 나왔다.
투수전 속에 경기 후반 화력이 폭발하며 승부가 갈렸다. 1-1로 맞서던 8회말 LG는 롯데 세번째 투수 임경완을 상대로 선두타자 박경수의 좌전안타 후 도루, 정의윤의 우전안타로 단숨에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만들었고, 이어 박용택이 귀중한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리드를 잡았다. 다만 LG로서는 바뀐 투수 김사율에게 삼자범퇴로 물러나 추가득점에 실패한 것이 아쉬웠다.
그 아쉬움이 곧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9회초 롯데가 중심타선이 살아나면서 단숨에 경기를 역전시킨 것. 선두타자 이승화와 조성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1, 3루의 기회를 만든 롯데는 이대호와 홍성흔의 연속 1타점 적시타와 강민호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단숨에 4-2로 역전했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순간. 결국 LG는 9회말 무득점에 그쳤고, 롯데가 이변없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선발 이재곤의 뒤를 이어 강영식(2이닝)-임경완(0이닝 1실점)-김사율(2이닝)을 등판시키면서 기분좋은 하루를 마감했다.
4번 1루수로 선발출장한 이대호는 9회초 적시타 후 대주자 정훈과 교체되기 전까지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홈런왕'의 자존심을 세웠다. 홍성흔도 역전 결승타로 주장으로서 어깨를 당당히 폈다.
한편, LG는 고질적인 계투진의 약점을 다시 한 번 노출했다. 이상열(0.1이닝 1피안타)과 김광수(0.1이닝 4피안타)의 9회초 부진이 패인이었고, 이는 박종훈 감독에게 또 고민을 안겼다.
조이뉴스24 잠실=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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