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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Kiss&Cry Zone]신인 임찬규, LG를 가슴에?…'이러니 이뻐할 수밖에'


언제라고도 어느 구단이라고도 밝히지 않겠습니다. 다만 한창 가을잔치로 야구 열기가 뜨거웠을 무렵이라고만 하겠습니다. 어느 프로팀의 2군 선수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전날 그 선수들 소속팀의 포스트시즌 경기가 있었고, 그 날은 경기가 없는 이동일이었습니다.

기자는 '내일 너희 팀이 이겨야 할텐데, 이길 것 같으냐?' 라는 질문을 한 선수에게 던졌습니다. 물론 그 선수의 의견이 궁금하기보다는 인사를 주고받은 뒤 당시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던 '포스트시즌'에 대한 화제를 꺼냈을 뿐이죠. 더군다나 자기 팀이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으니 얼마나 애간장이 탈까 하는 생각에서 말이죠.

그런데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걔네들 경기는 걔네들이 알아서 하겠죠. 관심 없어요."

기자와는 학창 시절부터 알고 지낸 선수였기에 편하게 내뱉은 한마디였을 수도 있지만 순수한, 아니 소심한(?) 기자로선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몇 년째 1군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자포자기 심정 때문이겠지, 아니 자신의 진가를 알아주지 않는 지도자들에 대한 서운함이 크겠지, 정말 자신과는 먼 나라의 일로만 여겨질 정도로 거리감을 느껴서일까?

제 아무리 따져봐도 분명 이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가슴 한복판에 팀명을 새긴 유니폼을 입고 있는 선수로선 말이죠. 그래도 당시엔 매년 해가 바뀌어도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2군에서만 지내며 답답하고 뒤엉킨 심리상태에서 나온 무의식적인 행동과 말이라고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럴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지난 29일 '2011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LG 신인 임찬규(우완)는 시즌을 앞둔 각오를 이렇게 밝혔습니다. "제가 10살 이후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걸 못 봤다. 그동안은 응원밖에 할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LG 트윈스에 들어와서 (팀의 승리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다. 박종훈 감독님이 항상 LG를 가슴에 품으라고 말씀하셨다. 내 이름 석자보다 LG 트윈스를 가슴에 품고 뛰는 패기 있는 신인이 되겠다."

임찬규는 가동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와 잠실야구장을 처음 방문해 이병규의 플레이에 반하며 야구를 시작했고 동시에 LG 팬이 되었다고 합니다. 응원했던 팀에서 이제 선수가 돼 뛰게 된 그는 분명 행운아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다른 신인들보다 훨씬 더 소속팀에 애틋한 심정을 드러낸 것인지도 모릅니다. 신인, 아니 어느 선수라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자신이 응원했던 팀이건 아니건 간에…

모쪼록 임찬규가 지금의 마음가짐에서 변치 않기를 바랍니다. 혹여 팀이 자신을 외면하고 기회를 주지 않는 서운함을 느껴도 초심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선수도 분명 신인 시절에는 개인보다는 팀이, 그리고 우승이 우선이라고 외쳤을 겁니다.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이름 대신 LG 트윈스를 가슴에 품고 뛰겠노라 선언한 임찬규. 적어도 그는 진짜 LG맨이 될 것 같습니다. 임찬규의 말을 듣는 순간 '이러니 이뻐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네'라고 혼잣말이 불쑥 튀어나왔습니다. 제가 LG 팬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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