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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의 아웃사이더]개막엔트리 전격 합류 김헌곤, "지금부터 진짜 잘해야죠"


"청백전으로 개막엔트리를 정할 거라고 엄포를 놓으시더군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지만 집중하려고 애썼어요."

2011 프로야구 개막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삼성 신인 김헌곤(외야수)은 30일에 열린 자체평가전에서 3타수 1안타에 그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외야수 부문에서 최형우-박한이-이영욱-배영섭 다음으로 마지막에 자신의 이름이 불렸다고 했다.

신인으로 개막엔트리에 든 것은 큰 영광이지만 의외로 김헌곤은 덤덤했다. 그저 좋아라 하기엔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했다. 야구를 시작한 이래 하나씩 목표를 성취해왔고 지금 이 순간도 그 단계를 하나 완성시켰을 뿐이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돋보이는 활약을 한 한화 나성용(포수)이 시범경기 초반 신인 돌풍의 시작을 알렸다면 막바지 무서운 존재감을 드러내며 뒷심을 발휘한 케이스가 바로 김헌곤이다. 스프링캠프에 막차를 탔다가 조기귀국하는 아픔을 겪었고, 시범경기 초반에도 그는 2군에서 '남의 잔치'같은 1군 게임을 지켜봤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강봉규의 부상으로 김헌곤은 기회를 잡게 되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4일 SK와의 경기에 첫 출전해 첫 타석에서 홈런포로 화려한 신고식을 마쳤고, 이후 2타석에서도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3타수 3안타 3타점이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렸다. 김헌곤은 총 3경기에서 6타수 4안타 타율 6할6푼7리로 시범경기를 마감했다.

"선배님들이 아픈 상태라 그 자리를 잠시 대신하는 것 뿐이죠. 제 능력이기보단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저보다 훨씬 잘하시는 선배님들 많잖아요?"

강봉규뿐 아니라 비슷한 스타일의 오정복도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김헌곤은 자신에게 천금같은 기회가 예상보다 일찍 왔을 뿐이라고 했다. 1군에서 살아남겠다고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그저 팀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면서 경험을 쌓고 프로란 곳에 대해 적응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너무 잘하겠다고, 또 1군에서 밀리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부담될 거 같아요. 몇 경기 뛰다가 2군 가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요.(웃음)"

김헌곤의 이런 현실적인 계획과는 달리 주변에서는 '그게 무슨 말이냐. 절대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며 격려하는 분위기.

"저는 편하게 생각하는데 스카우트님이나 코칭스태프는 잡기 힘든 기회니까 끝까지 붙어있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으라고 하시네요.(웃음) 그게 제 맘대로 되면 야구하기 쉽지 않겠어요?"

개막 엔트리에 포함이 되긴 했어도 김헌곤의 선발 출장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그저 덕아웃에서 1군 선수단의 분위기를 익히고 게임을 지켜보면서 타석이나 수비에 들어설 때를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고, 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새내기 김헌곤의 야구인생에서 최대 하이라이트는 이제 시작이다.

조이뉴스24 홍희정 객원기자 ayo3star@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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