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삼성화재가 '적지' 인천에서 벌어진 2연전을 모조리 쓸어담고 챔피언에 한 발짝 다가섰다.
대전 삼성화재는 4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서 열린 '2010-2011 NH농협 V리그' 남자부 인천 대항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주포 가빈의 맹폭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2(25-22 19-25 25-21 23-25 15-12)로 승리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전일(3일) 1차전에 이어 원정 2승을 챙기며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서 단숨에 'V5'를 바라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섰다. 3~5차전이 홈인 대전에서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화재의 1, 2차전 승리는 값진 수확.
이날 도원체육관은 관중들로 가득 들어찼다. 본부석 오른쪽은 삼성화재의 원정응원단으로 푸른 물결을 이뤘고, 건너편 2, 3층은 대한항공 응원단의 하늘색 티셔츠로 수를 놓았다. 일반 관중들도 대한항공 피켓을 들고 응원에 동참하면서 경기장은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다.
1세트는 삼성화재의 몫. 리그 최고의 공격수 가빈은 여전히 건재했고, 초반부터 강력한 스파이크를 꽂으면서 대한항공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홀로 공격점유율 68.75%를 차지하며 12득점을 올린 가빈 앞에서 대한항공은 진땀을 흘렸다. 대한항공은 '협업체제'로 맞불을 지폈지만, 한국배구를 점령한 가빈의 벽은 높았다.
2세트는 다른 양상. 대한항공은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차근차근 득점을 쌓아올림과 동시에 삼성의 창끝을 끈질기게 봉쇄하면서 초반부터 리드를 잡아나갔다. 에반(8득점)의 공격이 살아났고, 김학민(6득점)마저 득점지원에 나서면서 대한항공은 세트중반 21-15까지 스코어를 벌려 홈팀의 자존심을 세웠다. 24-19에서 김학민의 백어택 블록아웃으로 경기는 원점.
3세트는 또 다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세트 초반 2년차 단신 공격수 신으뜸의 활약에 이어 가빈이 중반부터 살아나면서 삼성화재의 기세가 드높아졌고, 대한항공은 흔들렸다. 초반 8-11로 뒤지던 삼성화재는 가빈의 공격력을 내세워 16-14로 역전 리드를 잡았다. 물론 대한항공도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면서 양 팀은 1~2점차 접전을 이어갔다.
와중에 삼성화재는 21-19 상황에서 상대 서브 범실과 신으뜸의 오픈공격으로 23-19까지 스코어를 벌렸고, 24-21 매치포인트에서 곽승석의 서브범실로 손쉽게 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엎치락뒤치락 수시로 동점상황을 연출하면서 양 팀은 불꽃튀는 명승부를 연출했다. 1점 공방이 세트 후반까지 이어진 가운데 승부처는 단 한 순간이었다. 20-20에서 대한항공이 가빈의 공격범실과 에반의 오픈공격으로 2점차 리드를 잡은 것. 이후 양 팀은 1점 토스 후 24-23에서 김학민의 강력한 백어택으로 대한항공이 세트를 마무리지어 기어이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폴세트까지 간 절정의 상황에서 최후의 승자는 삼성화재. 팽팽한 승부 속에 삼성화재는 7-7에서 에반의 범실과 고희진의 서브득점 등 천금의 3득점으로 10-7로 점수를 벌려 일단 승기를 잡았다. 이후 대한항공의 추격으로 12-12가 돼 진땀을 흘렸지만 가빈의 백어택, 유광우, 고희진의 연속 블로킹으로 힘들고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득점머신' 가빈은 이날도 삼성화재의 공격을 책임지면서 임무를 완수했다. 1차전 46득점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공격득점 500점을 돌파한 가빈은 또 다시 폭발, 50득점을 올리면서 신치용 감독의 미소를 이끌어냈다. 박철우의 손바닥 부상 공백을 메운 신으뜸도 10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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