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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정규리그 우승팀 4강 탈락, 문제있는 프로농구 PO제도


[정명의기자] 올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부산 KT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KT에게 탈락의 아픔을 안긴 팀은 정규리그 4위팀 원주 동부. 정규리그에서 두 팀의 승차는 10경기였다. KT는 정규리그에서 동부보다 10번이나 더 많은 승리를 올렸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나 1승 3패로 무너지며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동부에게 양보했다.

준우승팀 인천 전자랜드 역시 탈락의 위기에 처해 있다. 전주 KCC에 1승 2패로 밀리고 있는 것. 전자랜드는 한 번만 더 지면 챔프전 진출의 꿈을 접어야 한다. 전자랜드와 KCC의 정규리그 승차는 4경기 차로 그나마 KT-동부에 비하면 좀 나은 편이다.

이런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년 전 '2008-2009 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팀과 준우승팀인 울산 모비스와 원주 동부가 각각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당시 챔피언결정전에는 정규리그 3위팀 KCC와 4위팀 삼성이 진출했고, KCC가 삼성을 4승 3패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동부는 2년 만에 플레이오프 제도의 희생자에서 혜택을 누리는 팀으로 탈바꿈했고, KCC는 2년 전에 이어 정규리그 3위를 하고도 또 다시 제도의 특성을 살려 챔프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KT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준우승을 하고도 4강에서 탈락한데 이어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현행 KBL의 플레이오프 제도는 정규리그 우승팀에 대한 특별한 이점이 없다. 준우승팀과 마찬가지로 4강 직행 티켓을 부여받을 뿐이다. 1위팀은 4위-5위팀의 승자와, 2위팀은 3위-6위팀의 승자와 각각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우승팀은 물론 준우승팀에게도 별다른 메리트는 주어지지 않는다.

3~6위팀이 6강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와야 해 체력적인 면에서 1, 2위팀이 유리할 수는 있다. 하지만 경기 감각 유지 차원에서는 유불리를 따져보면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5위, 6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팀도 얼마든지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현재의 구조다.

프로야구의 경우 계단식 대진으로 포스트시즌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우승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기다리고 있고 3,4위팀이 벌이는 준플레이오프의 승자와 2위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둬야 정규리그 우승팀과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4위팀에 대한 3위팀의 이점은 없지만, 2위팀과 우승팀에게는 확실히 순위에 따른 이점이 보장돼 있다.

물론 어느 종목이나 플레이오프에서 하위팀들의 우승 가능성을 원천봉쇄해 놓지는 않는다. 하위팀이 상위팀을 차례로 잡고 한 단계씩 올라서 마침내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도 팬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줄 수 있다. 플레이오프의 묘미는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챔피언을 가리는 챔프전에 정규리그의 성과가 반영되지 않는 것도 커다란 문제다. 올 시즌 KT와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막판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이며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렇게 끝까지 정규리그 우승을 위해 분투한 팀들이 결과적으로는 힘만 뺀 꼴이 됐다.

한 농구 관계자는 "정규리그에서 힘들게 1,2위 하면 뭐하냐, 플레이오프에서 별 메리트가 없는데"라며 "현행 제도에는 문제가 있다. 프로야구처럼 계단식 플레이오프제를 도입하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규리그 준우승팀 전자랜드는 11일 전주에서 KCC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을 치른다. 전자랜드가 이 경기에서 패하면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은 정규리그 3위-4위팀간의 대결이 된다. 전자랜드에게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올 시즌 프로농구는 이미 플레이오프 제도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드러낸 셈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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