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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의 까칠한 축구]수비축구가 문제? 뚫지 못하는 공격축구가 더 문제다


[최용재기자] 최근 K리그에서는 '수비축구'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K리그의 많은 팀들이 수비축구로 일관하며 K리그 경기를 재미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화끈한 공격축구로 팬들에게 재미있는 경기를 선보이기보다 오직 팀 승리와 승점에 연연해 수비에 집중한다는 것이 논락의 핵심이다. 특히나 지난 5라운드에서는 유독 0-0 승부가 많이 나와 수비축구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이를 계기로 많은 K리그 감독들이 수비축구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수비축구는 축구 전술 중 하나다. 수비축구를 구사한다고 해서 비난 받을 이유는 없다.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면서 승점을 챙길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수비위주 축구이기 때문이다. 수비에 집중하면서 실점을 최소화화고 한 방의 역습이나 세트피스로 득점을 올려 승리를 챙기는 공식이다. 객관적 전력이 열세인 팀이 공격으로 '맞짱'을 뜬다면 승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어떤 클럽의 감독도 축구의 골 넣는 재미만을 위해 승리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팀이 처한 현실에 맞게 전략을 세워 상대를 이기려 한다. 재미와 화끈한 축구만을 추구하다 성적이 바닥을 친다면 그 책임은 누구라도 대신 져주지 않는다. 무능한 감독으로 낙인 찍힐 뿐이다. 그렇기에 약팀의 생존전략인 수비축구를 마냥 비난할 수 없다. 세밀한 공격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잉글랜드의 아스널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를 만나면 드러내놓고 수비축구를 한다.

수비축구로 인해 K리그가 재미없다는 일부 축구팬들의 비난. 그 대상을 잘못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 비난의 화살은 수비축구를 펼치는 약팀이 아닌, 수비축구를 뚫지 못하는 강팀 쪽으로 향해야 한다. 일부 팬들이 주장하는 재미없는 경기는 수비축구를 펼쳐 재미없는 것이 아니라 수비축구를 뚫지 못하는 공격축구가 재미없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일부 팬들의 주장대로 수비축구가 재미가 없다면 바르셀로나가 치르는 경기는 대부분 재미가 없어야 한다.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대부분의 팀들은 수비축구를 들고 나온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의 경기는 재미있다. 상대의 촘촘한 수비벽을 환상적인 패스와 개인기로 뚫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K리그에서도 소위 강팀이라면 수비축구로 나서는 팀들의 수비를 무너뜨릴 수 있는 더욱 세밀하고 완벽한 공격축구를 선보여야만 한다. 상대가 수비축구로 나선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약팀에게 왜 공격축구를 하지 않느냐고 강요할 수도 없다. 수비축구를 뚫을 수 있는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

울산 현대의 김호곤 감독은 "상대에 따라 수비축구를 할 수도 있다. 리버풀, AC밀란 등 유럽 명문 클럽들도 수비축구는 한다. 중요한 것은 상대의 수비축구에도 골을 넣을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력을 높이고 패스 정확도를 높여 상대가 수비를 한다고 해도 그것을 깰 연습을 해야 한다. 수비축구를 뚫으려는 팀이 좋은 팀이다"며 수비축구를 깰 수 있는 공격축구를 강조했다.

이어 김호곤 감독은 "상대 수비가 밀집돼 있어도 메시는 골을 넣지 않느냐. 기술의 차이다. 골을 넣으려는 훈련, 세밀한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뚫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해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FC서울. 황보관 서울 감독은 서울을 상대하는 팀들이 수비축구를 들고 나오는 것이 서울의 운명이라 했다. 그리고 그것을 깨는 것 역시 서울의 운명이라 했다.

황보관 감독은 "서울이 더 세밀하게 공격을 해서 골을 넣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세밀한 연계플레이가 필요하고 좀 더 많은 득점찬스가 필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지 우리는 재미있는 축구로 나설 것"이라며 공격축구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가장 재미있는 축구경기로 흔히 '펠레 스코어'를 꼽는다. 하지만 극단적인 수비축구를 통쾌하게 허무는 짜릿한 1-0 경기가 더 재미있을 때가 있다. 수비축구 논란의 불씨를 꺼뜨릴 수 있는 방법은 수비축구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세밀한 공격축구로 수비축구를 시원하게 뚫어내는 것이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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