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은 2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내 주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K리그 7라운드 경기에서 수비적으로 나섰다. 강원이 주중 컵대회에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내보낸 것을 알고 전반 수비적인 플레이에 치중하며 상대 힘빼기에 나선 것.
그 결과 인천은 전반 40분이 지나도록 제대로 슈팅 하나 시도하지 못했다. 반면 강원은 독이 오른 듯 서동현, 김영후가 힘 넘치는 슈팅을 하며 골을 넣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강원은 전반 42분 김영후가 팀의 정규리그 첫 골을 터뜨리며 막혀있던 골맥을 드디어 뚫었다. 예상 밖의 상황이 펼쳐지자 인천의 허정무 감독은 후반 수비수 배효성을 빼고 미드필더 카파제를 투입해 플랫4에 기반을 둔 공격적인 전술로 맞섰다.
허 감독의 의도는 통했고 15분 김재웅, 17분 유병수, 31분 박준태의 골이 잇따라 터졌다. 유병수는 세 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확실하게 '슬로 스타터'에서 벗어났고, 김재웅과 박준태는 허정무 감독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두 경기 연속 증명했다.
경기 뒤 허정무 감독도 "전반 주도권을 내줬지만 박준태가 투입된 후반에 괜찮았다"라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호평했다.
특히 연습생 신화를 쓰고 있는 김재웅과 울산 현대에서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이적해온 박준태의 맹활약에 고무됐다. 두 선수 모두 허정무 감독이 총감독을 맡았던 용인축구센터 산하의 중, 고교를 나와 남다른 인연도 있다.
허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영리하다. 박준태를 교체 투입할 때는 30분이나 넘게 남았는데 무리수였지만 승부수를 던졌다"라며 자신이 선택한 카드가 통한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앞으로 박준태의 경우 지속적으로 조커로 투입을 할 예정이다. 허 감독은 "팀에 조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점은 유리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김재웅을 비롯해 한교원 등 1년차 선수들에 대한 지속적 중용 의사를 내비친 허 감독은 "김재웅은 유능한 선수다. 한교원은 오늘 부진했지만 괜찮았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가는 것은 인천의 희망이라고 본다. 계속 기회를 주겠다"라고 말했다.
패장이 된 강원 김상호 감독은 "첫 골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전반전에 이뤄졌다"라고 잠시 희망적이었던 순간을 회상한 뒤 "후반에 상대가 강한 압박을 시도하면서 패스미스가 자주 나왔다. 체력이 떨어진 부분도 아쉽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엇보다 패배의식에 젖는 듯한 강원 선수들의 마음을 하루속히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김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다. 김 감독은 "정신적인 부분은 금방 치유되지 않는다. 선수들이 만회하려는 의지가 부족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컨디션 등에 신경을 쓰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조이뉴스24 춘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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