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명기자] 팀은 리그 1위를 달리며 잘 나가고 있다. 그런데 '수호신'은 고작 1세이브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독한 엇박자다.
야쿠르트의 철벽 마무리 임창용(35)이 상승세의 팀 분위기에도 세이브 행보가 더디다. 팀이 6승을 올리는 동안 임창용이 세이브를 거둔 것은 한 번뿐이다.
야쿠르트는 24일 드디어 센트럴리그 1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히로시마를 8-3으로 제압, 6승 2무 3패가 돼 히로시마를 제치고 선두로 나선 것. 더구나 야쿠르트는 시즌 개막 3연패 이후 8경기서 6연승(2무)을 내달리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렇게 팀이 6승이나 올리는 동안 임창용이 부진해서 세이브를 못챙긴 것은 아니다. 경기 상황이 임창용에게 세이브 여건을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한 마디로 팀 투타가 너무 완벽해서 생긴 묘한 현상이다.
임창용은 지난 19일 주니치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후 5경기에서 야쿠르트는 4승1무를 거뒀는데, 임창용은 22~24일 히로시마전에서 사흘 연속 마운드에 오르고도 세이브를 추가하지 못했다.
앞선 20, 21일 주니치전에서는 선발 투수 요시노리, 다테야마가 연속 완봉 역투를 해 임창용이 나설 일이 없었다. 23일 경기서는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그대로 경기를 무승부로 끝냈고(시간제한 9회 무승부), 22, 24일 경기에서는 8회까지 세이브 상황이 돼 열심히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9회초 팀 공격에서 대량득점이 나와 두 번 모두 5점 차 등판을 해 세이브와는 무관했다. 승리를 지켜내긴 했으나 세이브를 따내지는 못한 것이다.
팀이 잘 나가니 임창용이 기분 나쁠 이유야 없지만, 그래도 마무리투수로서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답답한 일이다.
임창용은 시즌 첫 등판이었던 16일 요코하마전에서 6-5 리드 상황에 9회 마무리 등판, 1실점하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5경기에서는 한 번도 실점하지 않고 1이닝씩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했다. 19일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때 2안타를 맞은 이후에는 5경기에서 안타 하나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피칭. 시즌 평균자책점은 1.50으로 떨어트렸다.
임창용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다른 팀 마무리투수들은 세이브 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도 일본 진출 4년차에 구원왕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임창용으로선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현재 센트럴리그에서는 히로시마의 사파테가 5세이브로 구원 1위를 달리고 있고, 한신의 후지카와 규지가 3세이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어서 임창용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지만 세이브 기회가 자주 만들어지지 않다 보면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야쿠르트가 계속 많은 승수를 올린다는 보장도 없다.
임창용에게는 주요 기록 달성도 기다리고 있다. 1세이브만 보태면 일본 통산 98세이브가 돼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 주니치 시절 세운 98세이브의 한국인투수 최다 세이브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또 기념비적인 100세이브에도 3세이브만 남겨두고 있다.
임창용이 본격적으로 세이브 행진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싶어 하는 팬들의 갈증이 심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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