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5월 들어 두산의 분위기가 심상치않다. 임태훈의 스캔들과 2군 강등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부상 부진, 이로 인한 패전의 연속으로 김경문 감독은 굳은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당장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서도 두산은 0-2로 영패를 당했다. 시즌 다섯번째 영봉패로 두산 타선은 이날 단 2안타 빈타에 허덕이면서 분루를 삼켰다. 5월 들어 2승 6패로 성적은 곤두박질쳤고, 좀처럼 기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쉬운 대목은 바로 매경기마다 불거져나오는 병살타다. 10일 KIA전에서도 두산은 2개의 병살타로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2회초 선두타자 김동주가 볼넷을 골라나간 가운데 김현수가 2루 땅볼로 4-6-3 병살타로 물러났고, 7회초 역시 100% 똑같은 상황이 반복됐다. 당시만 해도 0-1로 단 1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김현수의 병살타 2개는 몹시 뼈아팠다.
그런데 비단 이날만 병살타로 속을 썩인 게 아니다. 두산은 올 시즌 들어 틈만 나면 튀어나오는 병살타로 힘든 경기를 펼친 경우가 잦았다.
두산은 올 시즌 29경기를 치르는 동안 병살타 수가 무려 36개에 달한다. 물론 가장 많은 병살타다. 두번째로 많은 팀이 롯데로 27개며, 가장 적은 팀은 SK로 18개뿐이다. SK와는 무려 곱절이나 차이가 난다.
수치상으로 봐도 '병살왕국'이라고 불리워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김동주와 김현수가 각 6개, 최준석이 4개, 양의지와 정수빈이 3개씩 기록했다. 이외에도 타자 대부분이 골고르게(?) 병살타를 때려냈다.
두산은 막강한 화력을 갖춘 팀이며 김경문 감독도 강공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두산은 매년 병살타가 많았지만, 그 동안은 폭발적인 화력으로 이를 극복해왔다. 하지만 영봉패를 다섯 차례나 당할 정도로 화력의 기복이 심한 올 시즌, 잇단 병살타는 득점루트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두산 관계자도 "주자가 나가야 병살타라도 치는 것 아니냐, 그런데 너무 많기도 하다"고 헛웃음을 떠뜨린다.
병살타는 한순간에 팀의 득점 기회에 찬물을 끼얹는 몹쓸 역할을 한다. 한 점이 아쉬운 상황에서는 맥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강공 전략도 좋지만, 이 정도면 두산 타자들은 '병살타 조심'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타석에 들어설 필요가 있다. '땅볼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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