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루키' 임찬규가 부실한 LG 뒷문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임찬규는 13일 넥센전 9회말 위기 상황에 등판해 세이브를 따냈다. 임찬규는 LG가 3-2로 앞선 2사 1, 2루 역전 위기에 등판, 넥센의 외국인타자 알드리지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LG는 3-1로 앞서던 9회말 마무리 투수 김광수를 투입했지만 3-2로 추격을 당했다. 계속해서 2사 1, 2루의 역전 위기를 맞자 신인 임찬규를 투입해 불을 끈 것이다. 연일 불안한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김광수는 이날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내는 동안 안타 2개 볼넷 1개를 내주고 1실점했다.
'뒷문 불안'은 상승세를 이어가며 2위 자리에 올라 있는 LG의 유일한 걱정거리다. LG는 시즌 초반부터 김광수를 마무리로 낙점, 기용해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부진이 거듭되자 김광수 본인도 정신적으로 위축되면서 가진 구위를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LG는 김광수를 계속 마무리로 기용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지만 달리 마무리를 맡길 만한 투수가 없다. 그런 와중에 임찬규가 세이브를 따내며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렇다면 신인인 임찬규가 마무리 보직을 맡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신인이 긴박한 승부의 부담감을 이겨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신인들 중에도 마무리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던 선수들이 있다.
역대 최강 신인 클로저는 2002년 현대의 '조라이더' 조용준이었다. 조용준은 프로 데뷔와 함께 특유의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28세이브를 따냈다. 당시 조용준은 9번의 구원승을 합해 37세이브포인트(2003년까지 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 시상)로 당당히 구원왕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조용준의 28세이브는 역대 신인 최다 세이브로 기록돼 있다.
조용준 이전에는 1991년 쌍방울의 조규제(현 KIA 코치)가 최고의 신인 마무리 투수였다. 조규제 역시 1991년 7구원승 27세이브 34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1984년 OB 윤석환(현 두산 코치)의 25세이브, 1993년 OB 김경원의 23세이브가 역대 신인 최다 세이브 3위,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현역 최고의 마무리로 꼽히는 오승환 역시 신인이던 2005년 16세이브를 따내며 될성부른 떡잎임을 알렸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신인 때부터 마무리로 두각을 나타냈던 선수들은 한결같이 두둑한 배짱으로 자기 공을 뿌리던 투수들이다. 임찬규 역시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가진 선수로 유명하다. 겁없이 "류현진과 붙어보고 싶다"는 말을 스스럼 없이 내뱉는 선수다.
과연 임찬규가 구멍난 LG 뒷문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일단은 첫 마무리 등판에서 합격점은 받은 상태다. 결과는 LG 벤치의 결단과 현 마무리 김광수의 향후 활약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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