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5월 들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 이글스가 중위권 싸움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지만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한화가 5월에 기록한 성적은 7승 8패로 승률 4할6푼7리. 전체 승률 3할5푼1리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한화의 약진과 맞물려 중위권 싸움은 5월 들어 치열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2위 LG부터 6위 롯데까지 승차가 불과 2.5경기. 3위부터 6위까지는 1경기 차 안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다. 그야말로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뒤바뀌어 있는 형국이다.
각 팀들이 시즌 초반과 같이 한화를 상대로 시원한(?) 연승을 달리지 못하는 것도 치열한 중위권 싸움의 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한화는 4월에 3연전을 모조리 내주는 일명 '스윕'을 세 번이나 당했다. LG가 처음 한화전 3연승의 주인공이 되며 5천16일 만에 1위 자리에 오르는 달콤함을 맛봤고, 그 뒤 SK가 스윕 대열에 합류하며 단독 선두 질주의 기틀을 마련했다. 넥센도 4월말, 한화와의 3연전을 쓸어담았다.
이렇듯 4월에는 각 팀들의 승수 쌓기에 좋은 제물이 됐던 한화가 5월 들어서면서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의 변화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구단은 삼성. 삼성은 4월 말부터 5월 중순 사이에 한화와 두 번의 3연전을 치러 2승 4패의 성적을 남겼다. 두 번의 3연전 모두 한화의 위닝 시리즈로 끝난 것. 공동3위에 올라 있는 삼성이지만 한화를 상대로 우세를 점하지 못해 선두권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
한화는 4월 3연패를 당했던 넥센을 상대로도 5월에 다시 만나서는 2승 1패의 위닝 시리즈를 장식했고, LG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아쉽게 1승 2패를 기록했다. 18일 두산을 상대로는 4시간이 넘는 혈전 끝에 9-7 역전승을 거두고 1승 1패 균형을 맞췄다. 두산은 이날 패배로 내상을 입으며 5위까지 순위가 미끄러졌다. 5월 들어서도 유일하게 한화전 스윕에 성공한 SK는 1위 독주 체제를 갖췄지만 나머지 팀들은 치열한 순위 싸움에 내몰리게 됐다.
한화는 5월 들어 1-2군 코치진을 맞바꿨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등 최하위로 처진 분위기 쇄신을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이런 조치들이 선수단에 자극제로 작용하며 팀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젠 어느 팀도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가 됐다. 또한 7위 넥센과의 승차를 2경기로 좁혀 우선적인 목표로 내걸었던 '탈꼴찌'를 위해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한 팀이 현저한 기량 차이를 보이면 리그 전체의 재미가 반감된다. 특정 팀을 상대로 따낼 수 있는 승수가 예측 가능하다면 '공은 둥글다'는 말로 표현되는 승부의 불확실성이 주는 매력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한화의 5월 약진이 반가운 이유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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