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13년 전 K리그에 승부조작이 있다고 폭로를 했다가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던 차범근(58) 전 수원 삼성 감독이 최근의 사태에 뼈 있는 조언을 했다.
차 감독은 2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C로그를 통해 '승부조작, 큰일 날 일입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어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리 모두가 이런 일들이 비교적 용납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며 관용이 쉽게 통하는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차 감독은 후배들의 안이한 태도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 몫이 아닌 돈을 먹기 위해 승부를 조작하는 어린 선수들과 자기들이 가진 힘과 권력을 이용해서 남의 돈을 먹는 것이 과연 다른 것일까요?'라며 불법 도박과 승부조작으로 큰 돈을 챙기려는 선수 및 브로커와 보이지 않는 조직을 질타했다.
한국축구에 대한 애정과 근심을 담은 차 감독의 지적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후 경질된 뒤 국내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프로축구 경기에서 선수들이 나도 모르게 공모해 승부조작을 하고 있다"고 밝혔던 차 감독은 축구협회로부터 한국축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자격정지 5년 징계를 받았다.
당시의 경우 승부조작이 불법 도박과 연계되지는 않았지만 소문만 무성했던 특정팀 밀어주기 등의 부정행위가 프로 및 대표팀 감독을 지낸 한국축구의 대표적인 인물의 입으로 폭로된 것이라 파장은 상당했다.
차 감독은 부인 오은미 씨가 가계부에 적은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수락 연설 글귀를 인용해 '땀과 노력. 나는 그 힘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믿고 싶습니다'라며 노력에 의한 진정한 승부가 이뤄지는 한국축구의 풍토를 바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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