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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 잡은 두산, 1승에 녹아든 여러 의미


[권기범기자] 두산이 5월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챙겼다. 평소 밥먹듯 거두던 1승이 아니다. 5월 추락할 대로 추락한 두산이었기에, 그 의미는 남다르다.

두산은 31일 문학 SK전에서 선발 서동환의 5이닝 1실점 깜짝 호투 속에 초반 4점을 뽑아낸 화력의 지원에 힘입어 최종 5-1로 승리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다. 두산은 5월 들어 우승후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총 24경기를 치러 6승 17패 1무를 기록했다. 단 한 차례의 위닝시리즈 없이 만나는 팀마다 덜미를 잡혔고 그 결과 월간 승률이 고작 2할6푼1리에 그치고 있었다. 2위였던 순위는 6위까지 추락했고, 꼴찌를 걱정해야하는 처지까지 내몰렸다.

와중에 두산은 지난 29일 잠실 한화전에서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뒤 이날 5월 마지막 경기이자 주중 3연전 첫 판인 SK전에서 1승을 보탰다. 5월 들어 첫 연승이 마지막날에야 나온 것이다. 한 달간 두산이 얼마나 부진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연승은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 차원에서 적지않은 소득이다. 김경문 감독조차 5월의 부진을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두산은 계속해서 꼬인 경기만 펼쳤고, 졸전 끝에 패했다. 타선, 선발, 계투진의 엇박자 플레이가 속출했고, 고비서는 이해할 수 없는 실책으로 분위기를 내줬다. 김경문 감독은 31일 경기 전 이를 두고 "우리가 요즘에는 진기명기만 보여주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던 차에 김경문 감독은 이날 코치진 개편을 단행했다. 2군 투수코치였던 김진욱 코치를 1군 불펜코치로 올리고 1군 타격, 투수코치였던 송재박 코치와 윤석환 코치를 각각 2군으로 내려보냈다. 1군 투수코치는 불펜코치였던 조계현 코치가 맡았다. 김 감독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고 했다.

그리고 곧바로 두산은 선두 SK를 잡아내면서 실제로도 분위기를 쇄신해냈다.

선수단의 기세를 180도 바꿔낸 것 외에 눈에 보이는 소득도 있었다. 바로 선발 등판했던 서동환이다. 그는 2005년 계약금 5억원을 받고 두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제구실종과 팔꿈치 수술로 그 동안 대부분을 2군에서 머물러왔다 1군 통산 성적이 32경기 출장 1승 1패 35.1이닝 29실점(27자책) 평균자책점 6.88에 그쳤다.

하지만 부진투만 일삼은 용병투수 페르난도의 2군행으로 5선발 자리가 비었고, 김경문 감독은 고육지책으로 서동환을 콜업해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렸다. 물론 불안감도 컸다. 김 감독은 "페르난도보다는 잘하지 않겠느냐"고 자조섞인 발언까지 할 정도였다. 기대감도 있지만, 입단 7년차에 이르도록 아무 것도 보여준 게 없는 서동환을 무턱대고 믿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던 셈이다.

결과적으로 서동환은 5이닝 70구 3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1실점투를 보여주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2006년 7월 9일 문학 SK전(3.1이닝 3실점) 후 무려 1천787일만의 선발 등판이었고, 2006년 4월 16일 잠실 삼성전(1이닝 무실점) 구원승 후 1천871일만의 승리다. 선발승은 데뷔 첫 경험이다.

드라마틱한 서동환의 만족투로 인해 김경문 감독은 우선 5선발 고민을 덜 수 있게 됐다. 이것만 해도 적지 않은 수확이다.

이날 1승으로 두산은 5월 첫 연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되찾았고, 새로운 선발요원도 발굴해냈다. 김경문 감독은 오랜만에 단잠을 청할 수 있을 터다.

조이뉴스24 문학=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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