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요즘 영화에서는 사람을 컴퓨터로 그려넣기도 하던데... 우리도 그런 걸로 선수 좀 만들었으면 좋겠어."
김성근 SK 감독은 최근 팀 마운드를 바라보며 컴퓨터 그래픽(CG)을 떠올린다. 탄탄한 마운드가 자랑이었던 SK에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로 찬바람이 몰아친 탓이다. 마음같아선 선수를 직접 만들어 마운드에 세워놓고 싶은 심정이다. 김 감독은 "슬럼프가 아닌 위기"라고 총체적인 진단을 내렸다.
시즌 돌입 후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지만 김성근 감독의 마음은 언제나 불안하다. "순위가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김 감독의 말에 모든 고민이 담겨있다. 특히 글로버와 함께 선발진을 든든하게 지켜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광현과 송은범의 부상 이탈이 가져온 여파가 컸다.
시즌 초반부터 제구력 난조를 보였던 김광현은 지난달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고, 왼어깨에 미세한 통증을 느껴 일본으로 건너가 MRI 검진까지 받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김광현의 하락세였다.
기둥이 빠져나가 흔들리던 SK 마운드에 희망을 담은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2군 등판에 이은 1군 구원 등판 등 부활 과정을 순조롭게 마친 김광현이 선발로 돌아왔다. 선발 복귀전이었던 1일 두산전에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했다. 비록 타선 불발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구위는 회복된 모습이었다. 김 감독도 "많이 편해졌다"면서 김광현의 복귀전에 합격점을 줬다.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지난달 13일 재활군으로 내려갔던 송은범도 돌아온다. 송은범은 5월 12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단 한 타자만을 상대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불펜 투구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재활 훈련을 마친 송은범은 3일 KIA전 선발로 복귀한다. 김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아프지만 않으면 선발진으로 기용할 생각이다"는 뜻을 밝혔다.
김광현에 이어 송은범까지 합류하면서 그동안 고민이 끊이지 않았던 비룡군단의 선발진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채찍을 내려놓지는 않을 심산이다.
김 감독은 "김광현과 송은범이 다시 합류해 선발진이 4명으로 늘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내용이 문제다"면서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정상을 지킨다는 것이 그만큼 힘든가 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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