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팀 화력이 생각만큼 터지지 않고 있고, 뒷문 불안까지 겹친 가운데 선발진마저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한 마디로 걱정이 태산이다.
롯데는 지난 7일~8일 대구 삼성전에서 잇달아 패했다. 7일 경기서는 선발 송승준이 4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면서 승기를 내줘 끌려다니다가 1-9로 완패했고, 8일 역시 선발 고원준의 3이닝 5실점 부진투가 시발이 돼 4-12로 대패했다. 화력이 침묵했고, 불펜진이 줄줄이 두들겨맞은 것도 패인이지만, 선발투수가 초장부터 얻어터지니 답이 없었다.
때문에 양승호 감독의 불안감도 증폭됐다. 양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고원준과 장원준이 밥을 먹는 모습을 보자 대뜸 "내일 장원준이 무너지면 송승준과 함께 '준트리오'는 면담 좀 하자"고 언급했다. 화기애애한 가운데 던진 농담성 발언이지만 양 감독의 걱정섞인 불안감이 고스란히 표현된 말이다. 선수들도 순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롯데 선발은 라이언 사도스키. 그를 보면서도 양승호 감독은 "7이닝 좀 소화해줘"라고 말하면서 호투를 요구했다. 사도스키는 한국어로 "7이닝 오케이"를 외치면서 양 감독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양 감독은 "정말 큰일이다. 우리는 선발투수로 야구를 하는데 요즘처럼 이러면 곤란하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선발 투수들에게 이런저런 농담을 던지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양 감독. 웃고는 있지만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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