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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승' 또 실패 심수창, 그래도 LG는 이긴다


[정명의기자] LG 트윈스의 우완투수 심수창이 또 한 번 씁쓸함을 맛봤다. 승리 일보 직전 마운드를 내려오며 첫 승 도전을 또 다시 다음으로 미뤘다. 하지만 이번에도 팀은 승리했다.

심수창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2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되는데 실패했다. 지난 2009년 6월 14일 SK를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이래 승리 없이 14연패를 기록 중이다. 지독히도 승리와 인연이 없는 모습이다.

올 시즌 심수창의 성적은 10경기에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5.53이다. 하지만 2군에서 1군으로 복귀한 이후 등판한 최근 5경기에서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1이닝 8실점으로 평균자책점 3.43의 수준급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기간 동안 1패만을 기록했을 뿐 아쉽게 승리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

특이한 점은 최근 심수창이 등판한 경기에서는 LG가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선발등판한 4경기에서는 LG가 모조리 승리를 챙겼다. 심수창은 아직 첫 승에 목말라 있지만 팀은 자신이 나선 경기서 매번 승리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불운의 시작은 5월 28일 넥센전이었다. 심수창은 6이닝 동안 안타 5개만을 내주며 무사사구 무실점의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7회말 첫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LG가 1-0으로 앞서 있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상황. 타선이 8회초와 9회초 1점씩을 더 내 3-1로 앞서며 심수창의 첫 승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끝내 승리의 여신은 심수창을 외면했다. 9회말 1사 2루에서 마무리 등판한 '고졸루키' 임찬규가 강귀태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은 것. 심수창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LG는 연장 10회초 터진 이택근의 적시타에 힘입어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다음 등판인 6월 3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출격했지만 3-3으로 맞선 6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2루타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투수 김선규가 손아섭의 홈인을 허용해 심수창의 자책점은 4점이 됐다. 하지만 이날도 LG는 7회초와 9회초 각각 2점씩을 뽑아내며 7-5로 이겼다.

6월 11일 KIA전에서는 2이닝 2실점했지만 팀은 난타전 끝에 14-8로 이겼다. 18일 SK전에서도 5회를 넘기지 못하고 4.1이닝 2실점했지만 LG는 8-5로 승리하며 '5연패'에서 벗어났다. 특히 LG 타선은 심수창이 내려간 직후인 5회말 대거 7점을 뽑아내 심수창의 쓰린 속을 더욱 쓰리게 만들었다.

심수창은 팀내 5선발이다. 5명의 선발투수 중 기대치가 가장 낮은 투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심수창은 최근 제 역할을 100% 이상 해내고 있는 셈이다. 심수창 본인도 첫 승에 대한 갈망이 강한데다 동료들 사이에서도 심수창에게 첫 승을 만들어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경기에 더욱 집중한다. 최근 '심수창 선발=LG의 승리' 공식이 만들어진 이유다.

심수창 본인이 희생을 감수하는 측면도 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이 조금 빠른 편이다. 지난 11일 KIA전에서는 4-1로 앞서던 3회말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홈런을 허용해 4-2로 쫓기자 곧바로 강판되고 말았다. 볼넷을 3개 내주며 제구가 불안하긴 했지만 투구수가 55개에 불과했다. 선발투수가 2실점한 3회말에 강판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18일 SK전에서도 1-1로 맞서던 5회초 연속안타에 이은 보내기 번트로 1사 2,3루의 위기에 몰리자 지체 없이 투수교체 사인이 나왔다. 누구보다 승리투수에 대한 욕심을 갖고 있을 심수창이지만 언제나 군말 없이 마운드를 내려온다.

박종훈 감독 역시 누구보다 심수창의 첫 승을 챙겨주고 싶어한다. 하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다. 조금은 냉정한 투수교체지만 한 박자 빠른 교체는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심수창이 등판하는 날 꼬박꼬박 승리를 챙겨왔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올 시즌을 앞두고 대폭 삭감된 연봉을 제시받은 심수창이다. 눈물을 머금고 계약서에 사인을 하면서 시즌을 벼르고 별렀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해도 팀 승리에는 기여하고 있다. LG의 신 연봉제는 심수창에게 그만한 보상을 해줄 것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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