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수원 삼성이 '빅버드 폭포'의 기운을 받아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수원은 2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프로와 아마추어 통틀어 최강팀을 가리는 '2011 FA컵' 8강전을 치른다. 상대는 최근 K리그 17라운드에서 1-3 패배를 안겼던 전남 드래곤즈다.
양 팀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두 차례 겨뤄 전남이 모두 승리를 가져갔다. 수원은 초호화 공격진을 보유하고도 첫 만남에서 지동원에게 골을 허용하며 1-2로 패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지동원이 잉글랜드 선덜랜드에 진출해 부재했지만 전남의 '화수분' 축구에 수원이 또 당하며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FA컵 2연속 우승을 자랑하는 수원은 최근 정규리그 19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에 3-4로 역전패 했다. 처진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이번 FA컵 8강전에 총력전으로 나선다. 올스타 휴식기라 모든 전력을 쏟아붓기에는 딱이다(올 시즌 올스타전은 승부조작 파문으로 취소됐다).
하늘도 수원을 돕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큰 날개 모양의 지붕을 가지고 있어 '빅버드'라 불린다. 지붕구조상 폭우가 내릴 경우 본부석 지붕 쪽에서 고인 빗물이 폭포처럼 땅으로 쏟아진다.
이른바 '빅버드 폭포'가 만들어질 때마다 수원은 무패를 거듭했다. 지난 2007년 8월 15일 성남 일화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폭포가 형성됐고, 그 경기서 수원은 2-1로 이겼다. 이후 무패를 거듭했고 가장 최근인 지난달 30일에는 포항 스틸러스와 16라운드를 앞두고 빅버드에 폭포수가 쏟아졌다. 기운을 받은 수원은 2-1 승리를 맛봤다. 수원이 은근히 기대하던 빅버드 폭포는 26일 중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다시 터졌다.
전남은 이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무엇보다 새롭게 떠오른 공격수 신영준이 지동원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7라운드 수원전 승리 당시 1골을 터뜨린 좋은 기억도 있다.
한편, 포항 스틸러스는 FC서울을 홈으로 불러들여 설욕전을 갖는다. 올 시즌 전적은 1승1무로 서울이 앞선다. 포항은 지난해부터 이어왔던 정규리그 홈 12경기 무패행진이 18라운드 서울전에서 데얀에게 두 골을 내주며 깨졌다. 이번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포항이다.
데얀은 최근 3경기서 꼬박 2골씩 6골을 터뜨리며 킬러 본능을 마음껏 과시중이다. 포항으로선 데얀 봉쇄가 시급해 황선홍 감독도 그물 수비를 강조했다. 서울은 데얀 외에도 몰리나, 이승렬 등 호화 공격진이 건재해 포항의 강철 수비를 뚫을 준비가 되어있다.
최근 정규리그 3위로 떠오른 부산 아이파크는 성남 일화와 원정 경기로 8강전을 치른다. 왼발의 달인 대열에 합류를 준비 중인 한상운과 꽃미남 임상협, 그리고 박종우, 한지호 등이 지난해 준우승의 기적을 넘어서기 위해 집중한다. 성남은 FC서울 이적 소동을 빚었던 수비수 사샤 오그네노프스키를 중심에 세우고 부상에서 회복한 라돈치치를 가동해 맞설 태세다.
리그컵 우승으로 상승세를 탄 울산 현대는 정규리그 꼴찌 강원FC를 홈에서 만나 4강행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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