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수원은 명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통 큰 투자를 했다. 경남FC와 성남 일화에서 국가대표 미드필더 이용래와 골키퍼 정성룡을 영입하고 2008년 우승 주역 마토를 복귀시켰다. 또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공격수 알렉산데르 게인리히를 데려오는 것으로 방점을 찍었다.
화려한 선수단만큼 초반 수원은 상위권을 유지하며 지난 '잃어버린 2년'을 회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성적이 추락했다. 한때 14위까지 떨어지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선수단 내 보이지 않는 갈등이 이어졌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시간이 흘러갔다.
고민을 거듭하던 수원은 야간 간식 시간마다 선수들이 모여 난상토론을 벌였다. 전술적인 부분 등 이견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그간에 쌓인 오해를 풀어냈다. 그 결과 수원은 19라운드를 마친 현재 승점 26점으로 9위를 기록중이다. 6위 FC서울과는 승점 4점 차라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가득하다.
탄력을 받은 수원은 최근 심리치료까지 도입해 간접적인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타 구단에서 이적해온 선수들이 수원이라는 이름값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도록 내린 조치다.
수원은 한 경기에서 패하기만 해도 분위기가 롤러코스터를 탄다. 패해도 다음 경기에서 이기면 된다는 여유가 많이 없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해 심리치료를 실시하게 됐고 중앙대학교 한덕현 신경정신과 교수에게 그 일을 맡겼다. 특강과 심리치료가 이어지는 가운데 1대1 면담은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료법으로 꼽힌다.
치료를 받고 있는 선수들은 향후 리그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4일 오후 경기도 화성 수원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적생 듀오' 이용래, 오장은은 일제히 입을 모아 심리치료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용래는 "경기장에서나 생활적인 면에서의 고민을 털어놓으면 박사님이 상담을 해준다.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면담으로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오장은도 마찬가지, 그는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하지만 자신의 심리나 속마음을 이야기할 시간이 생겨서 좋은 것 같다"라며 마음을 다스리면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다.
수원은 스페인 대표팀이 심리치료 효과를 본 점에 착안했다. 스페인은 지난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 전까지 각종 메이저대회마다 정상을 앞두고 미끄러졌다. 스페인 대표팀은 심리치료를 받았고 유로 2008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조이뉴스24 화성=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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