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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호 감독의 無言…그는 노련해졌다


"글쎄요. 그에 대한 대답은 지금 하지 않겠습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요즘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다. 6월 팀의 재침몰 당시만 해도 어두운 표정 속에 한숨만 푹푹 내쉬던 그였지만, 7월 이후 상승세를 타 4강에 안착하는 분위기가 되면서 어느 정도 여유를 찾은 것이다.

하지만 한마디 한마디 내뱉는 말 속에는 신중함이 깃들어 있다. 시즌 초만 해도 팀의 운용방안을 비롯해 이런저런 얘기들을 취재진에게 숨김없이 밝히던 양승호 감독은 요즘 들어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특히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팀의 순위 예상이나 감독 첫 해에 느꼈던 점 등에 대해서는 "앞만 보고 갈 뿐이다", "정규시즌이 끝난 후에 말하겠다" 등 완곡하게 대답을 피하면서 말을 아끼고 있다.

이는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양승호 감독은 친화력과 소통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선수들과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양 감독은 '형님 리더십'의 대표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양 감독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까지 종종 볼 수 있다. 이런 장면을 가능케 한 것은 역시 농담을 즐겨하는 양 감독의 언변 덕분이다.

그러한 성격 때문에 양승호 감독은 시즌 초 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팀 성적이 추락하면서 팬들은 양 감독의 이런저런 발언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고, 이는 비난을 증폭시키는 악재로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들어 양 감독은 민감하고 중요한 질문에는 직설적인 대답을 피하면서 말을 돌릴 정도로 노련해졌다. 속에 있는 생각을 모두 밝혀봤자 하등 도움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제는 "말을 많이 해봤자 욕만 먹더라"고 농담 같지않은 진담으로 취재진의 질문을 잘 피해갈 정도다.

올 시즌 총평을 부탁하자 양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아직 우리는 잠복기"라며 "정규시즌이 끝나고 말씀을 드리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물론 이런저런 농담을 던지며 대화를 이끌어가는 능력은 여전하다.

하지만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령탑 첫 시즌을 치러내고 있는 양승호 감독은 이 부분만 보더라도 분명 노련해졌음을 느끼게 한다. 감독은 결과로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양 감독에게 이제 '초보감독'의 분위기는 사라졌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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