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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기훈, '황금 왼발'로 수원 질주 이끌어


[이성필기자] 0-1로 뒤져 탈락이 짙어가던 순간 회심의 가로지르기(크로스)가 양상민의 머리에 정확히 연결됐다. 양상민은 수비수의 방해를 극복하며 머리로 받아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움직임을 정확하게 보고 킥을 시도한 염기훈이 아니었다면 골은 터지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수원이 또 한 번의 고비를 넘었다. 28일 밤(한국시간) 조바한(이란)과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전후반을 1-1로 마친 뒤 연장 전반 9분 마토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1차전에서 홈경기에서 1-1로 비겨 불리했던 수원은 최악의 조건을 이겨내며 4강에 올랐다.

승리의 시작은 염기훈이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염기훈은 불규칙한 그라운드로 경기 내내 애를 먹었지만 한 번의 정확한 가로지르기로 수원을 구했다. 0-1로 뒤지던 후반 32분 박현범의 오픈 패스를 받아 아크 오른쪽에서 왼발로 살짝 찍어 크로스를 올렸고 양상민이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연장 전반 마토의 페널티킥도 염기훈이 만들어낸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스테보를 향해 날카롭게 프리킥을 시도했고, 당황한 조바한의 모하메드 알리 아흐마디가 스테보를 잡아챘다. 빠른 속도로 날아온 염기훈의 킥의 궤적을 쫓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염기훈은 윤성효 감독의 의도를 충실히 이행했다. 윤 감독은 지난 24일 대구FC와 K리그 26라운드를 2-1 승리로 마친 뒤 "세트피스에서 골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하겠다. 높이도 적절히 이용하겠다"라고 조바한전 득점 방법을 설명했다.

뚜껑을 열자 윤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무른 잔디와 1천600m의 고지대, 시차 등 다양한 걸림돌도 염기훈의 날카로운 킥 앞에서 고민거리가 되지 않았다. 연장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볼 키핑 능력을 보여주며 조바한의 속을 태웠다.

조바한전을 앞두고 가졌던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도 염기훈은 1골1도움을 해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무승부라도 했다면 K리그 4위 수성은 물론 3위 FC서울(48점)과 승점차가 5점으로 벌어질 뻔했던 경기였다. 수원은 다음달 3일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승리시 순위를 뒤집을 수 있다. 염기훈이 판을 제대로 깔아준 셈이다.

무엇보다 수원 삼성은 트레블(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 K리그 제도에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해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이겨야 정상 정복으로 취급하는 만큼 수원이 챔피언이 될 여지는 남아있다. 알 사드(카타르)와 만나는 챔피언스리그 4강을 넘어 정상 도전할 기회도 잡았고, 성남 일화와 결승서 만나는 FA컵까지 삼킬 여유는 충분하다.

염기훈은 K리그에서 8골11도움을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골을 넣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중이다. 수원의 무한 질주는 염기훈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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