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두산의 8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김진욱 신임감독의 역할이 확실해졌다. 구단 측도 어물쩡 넘기지 않고 확실한 것을 요구했다. 바로 '투수 발굴 및 육성'이다.
두산은 지난 9일 급작스럽게 김진욱 신임감독의 선임을 발표했다. 프런트 수뇌부만 일을 진행한 관계로 정작 발표 당일까지 홍보팀조차 모르고 있었을 정도로 깜짝 선임이었다. 이후 이튿날인 10일 구단 측은 일사천리로 공식 취임기자회견을 치르면서 김진욱 체제를 팬들에게 알렸고, 김 신임감독도 의욕넘치는 모습으로 'V4' 도전을 선언했다.
2014 시즌까지 3년(계약금 2억/연봉2억) 동안 두산을 이끌게 된 김진욱 신임감독은 취임회견에서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당연한 목표다. 기량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며 "도전하겠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패기 넘치는 신임 사령탑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 방법으로 김 신임감독은 '투수진의 안정화'를 꼽았다. 당장 시작해야 하는 일이 바로 토종선발진 및 확실한 주전클로저의 확보라는 것이다.
최근 수 년 동안 두산은 화력보다 마운드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매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계투진은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해줬지만, 용병과 함께 선발진은 탄탄하게 돌아간 기억조차 없을 정도로 흔들렸다. 특히 좌완 기근은 하루이틀 고민한 문제가 아니지만, 아직까지도 해결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완전히 무너졌다. 선발 원투펀치 김선우(16승)와 니퍼트(15승)가 합작 31승을 기록하며 빛났지만, 이외에는 전멸이다. 게다가 선발뿐만 아니라 계투진 역시 임태훈의 공백과 맞물려 부하가 걸렸고, 지난해까지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력 투수중에 부상자도 꽤 된다. 결국 두산이 내년 시즌 다시 강호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투수진 재건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다.
사실 이 점 때문에 두산도 김진욱 감독을 선택했다. 김승영 대표는 "현장에서 투수진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고, 그래서 투수코치 중심으로 새 감독을 고민했다"고 김진욱 신임감독의 역할을 확실히 못박았다.
김 신임감독 역시 이 점을 인식하고 확언했다. 그는 "김선우와 니퍼트가 잘해준 것이 (그나마) 5위를 하게 된 이유"라며 '나머지 선발에는 안정된 선수가 없었다. 토종선발에 중점을 두고 길러낼 생각"이라고 투수육성에 초점을 둘 것을 강조했다.
자신감도 넘쳤다. 김 신임감독은 "우리 팀은 자원이 그 어느 팀보다 풍부하다"며 "경쟁해야 할 선수들이 그 경쟁에서 성장해주면 그 부분을 메울 수 있다. 또 (기존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하는 것도 최대 관건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의 확보도 마운드 안정화 계획의 일부분이라고 밝혔다. 김 신임감독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마무리투수다. 감독의 입장으로 선수명단을 놓고 다시 생각해봤을 정도"라며 "(임)태훈이, (이)용찬이, (정)재훈이가 그 동안 마무리로 활약했는데 사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구단과 상의해서 차차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산은 '투수를 길러주시오'라고 공식적으로 김진욱 신임감독에게 요구를 했고, 그는 이를 받아들였다. 과연 내년 시즌부터 두산의 마운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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