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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호, 상대 밀집수비 깰 전술적 유연성 필요


[이성필기자] 아시아의 강팀 한국을 상대할 때 일본, 호주 등 비슷한 수준의 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모두 '선 수비 후 역습'을 기본 전술로 여긴다. 강팀을 만나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기 위해서 약팀이 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다.

11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3차전서 한국을 상대하면서 약팀의 전형적인 경기 스타일을 보여줬다. 수비를 두텁게 하고 역습의 공격의 활로를 찾는데 집중했다. 한국은 2-1로 이겼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웃을 수 있는 승리는 아니었다.

조광래 감독은 UAE 수비를 깨기 위해 박주영(아스널)-지동원(선덜랜드)-서정진(전북 현대)의 스리톱을 가동했다. 이들은 특정한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쉼 없이 움직이며 공간 창출에 열을 올렸다.

동선 잃고 헤맨 구자철…제로톱 시스템 무의미

그러나 이들의 노력에도 UAE는 미드필드와 수비라인의 간격을 촘촘히 하며 공간을 내주지 않는데 집중했다. 한국은 측면의 오버래핑을 통한 가로지르기로 공격 방법을 전환했지만 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UAE의 밀집수비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실종을 낳았다. 구자철은 어정쩡한 위치에서 앞선의 스리톱과 자주 동선이 겹치는 상황을 만들었다.

구자철은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5골을 넣으며 공격형 미드필더로 재미를 봤지만 킬러 패스로 상대의 공간을 깨는 역할을 잊고 돌파에 초점을 맞췄다. 역할에 대한 혼선이 있어 보였지만 그만큼 UAE 수비진이 공간을 주지 않으며 구자철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자철이 앞선의 공격진과 겹치면서 원톱을 세우지 않은 조광래호의 이른바 제로톱 시스템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앙을 거치지 않은 무의미한 패스가 남발되면서 공격수들이 직접 볼을 잡아내 슈팅을 시도하다 힘을 뺐다. 볼을 잡으면 UAE는 패스 루트를 차단하기 위해 무려 4~5명이 주변을 감싸며 당황하게 했다.

이런 상황은 지난 7일 폴란드전에서도 비슷했다. 폴란드는 수비를 견고히 하면서도 UAE보다 더 강력한 압박으로 한국의 공격진을 와해시켰고 중앙 미드필드에서 우위를 보이며 확실한 볼 소유로 한국 공격진을 혼란에 빠뜨렸다.

폴란드전에 전반 출전했던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 이동국(전북 현대)도 공간 창출을 위한 움직임에 바빴다. 원톱다운 면모를 보여주기에는 모자람이 있었다. 이동국은 UAE전에서는 후반 35분에야 교체 투입돼 사실상 뭔가를 해볼 수 있는 시간조차 얻지 못했다.

중앙이 밀집되어 있다 보니 측면에서 연결되는 가로지르기는 UAE 수비진에 도중 차단되기 다반사였다. 확실하게 공간을 점령하는 고정된 공격수가 없어 UAE도 특정 선수 마크 없이 자기 자리를 편안하게 지키면 됐다.

전술적 세밀함이 있어야

축구 전문가들은 약팀의 밀집수비 공간을 깨기 위해서는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교육국장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중앙에서 볼을 거치며 공격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당연히 UAE 수비진은 미리 대비할 시간을 얻게 된다"라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공격수들간 간격 유지를 통해 약팀의 수비진에 긴장감을 줘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황보 국장은 "같은 움직임이 잦다. 공격과 미드필드진이 떨어져 있다 보니 상대에 읽히는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KBSN 김대길 해설위원은 "중앙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기 위한 동작이 있어야 한다. 세밀한 패스로 상대의 공간을 깨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라며 상대 수비를 끌어내기 위해 중앙에서 중앙, 또는 중앙에서 측면으로 한 템포 빠르게 들어가는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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