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찬란하게 빛난 롯데의 테이블세터였다. 김주찬과 손아섭은 경기 내내 분위기를 이끌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막판 결정적인 상황에서의 아쉬움으로 팀이 패해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특히 손아섭은 끝내기를 눈앞에 둔 결정적 상황에서 병살타로 분루를 삼켰다.
김주찬과 손아섭은 16일 사직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나란히 1, 2번으로 선발출장해 끊임없이 치고 달리며 '비룡군단'의 마운드를 괴롭혔다. 그러나 롯데는 6-6으로 팽팽하던 연장 10회초 정상호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아 끝내 6-7로 패하고 말았다.
김주찬은 좌익수 톱타자로 선발출장해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고의4구)을 기록하면서 맹활약했다. 손아섭 역시 5타수 3안타 1타점에 몸에 맞는볼 1개를 기록하며 김주찬의 뒤에서 테이블세터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김주찬은 1회말 첫 타석에서부터 SK 선발 김광현의 2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지난해 10월30일 잠실서 열린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안타 행진. 또 포스트시즌 통산 7번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기선제압용 솔로포와 함께 김주찬은 이날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날카로운 스윙으로 안타를 양산했다. 2회말 2사 2루서는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추가점도 올렸고, 4회말 삼진 후 4-4로 팽팽하던 6회말에도 좌전안타를 만들어내면서 빛났다. 6-6 동점에서 롯데가 9회말 1사 2, 3루 기회를 얻고 김주찬 타석이 되자 SK는 고의4구로 그와의 승부를 피했다.
손아섭 역시 대단했다. 1회말 김주찬의 솔로포 후 곧바로 중견수 방면 안타를 뽑아냈고, 2회말에도 김주찬과 함께 연속 1타점 적시타의 주인공이 됐다. 4회말에도 2사 1루서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팀 득점의 징검다리 역할을 잘 수행했다. 6회말에는 몸에 맞는 볼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손아섭은 그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최악의 병살타를 기록해 인상을 구겼다. 6-6으로 맞서던 9회말 1사 만루에서 2루수 쪽 병살타를 기록한 것이다. 희생플라이 하나만 쳤어도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손아섭의 병살타는 롯데에게 너무나 쓰라린 결과였다. 이 찬스를 살리지 못하자 곧바로 10회초 정상호에게 홈런으로 결승점을 내주며 롯데는 첫판을 빼앗겼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이후 플레이오프는 총 27차례 치러졌는데, 그 중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경우가 무려 20차례나 된다. 통계적으로 74%의 확률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이 웃었다는 말이다. 김주찬과 손아섭이 맹활약하고도 결코 웃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 패한 1차전. 롯데가 단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암울해졌다.
조이뉴스24 사직=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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