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첫판 내준 양승호 감독, "우리도 1패 후 3연승 하겠다"

[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은 상기된 얼굴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야말로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무너진 탓이다.

롯데는 1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6-6으로 팽팽하던 연장 10회초 정상호에게 결정적인 솔로포를 얻어맞아 6-7로 패했다.

되돌아보면 양승호 감독으로서도 속이 터질 노릇이다. 초반 3-0 리드를 잡아내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 싶었지만, SK의 뒷심에 진땀을 흘렸다. 득점공방 속에 5-6으로 뒤진 8회말 이대호가 '천적' 정대현에게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내 기어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끌어올린 롯데는 9회말 무사 1, 3루와 1사 만루의 잇따를 끝내기 기회를 잡았으나 대타 손용석이 투수 땅볼, 손아섭이 2루수 병살타로 물러나 천금의 찬스를 날려버렸다.

경기 후 양승호 감독은 "초반에 도망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또 후반에 SK 불펜을 상대로 잘 쫓아갔지만 9회말에 게임을 끝내지 못했다"고 패전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양 감독은 "선수들이 매일 잘할 수는 없다"면서 "(SK도) 준플레이오프 1패 후 3연승을 했으니 우리도 할 수 있다. 내일은 꼭 이겨야 한다"고 2차전부터 반드시 잡겠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양 감독은 애써 웃음을 지으려 했지만, 쉽지 않아 보였다. 모든 것을 투입하고 무너진 팀의 수장으로서 할 말도 많지 않았다.

양 감독은 투수 총투입과 관련해 "고원준과 부첵 외에 이재곤도 있고… 이후에는 선수들의 투구수를 봐가면서 (마운드 운영을)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1-2-3번 타순의 맹활약에 비해 아쉬운 중심타선에 대해서는 "앞에서 다 해결을 해주니 4-5번이 맥이 빠진 것 같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양 감독은 잠시 취재진을 돌아보며 "더 질문할 것이 없느냐"고 언급하고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