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할6푼7리' 봉쇄당한 이대호…롯데 '해결사가 없다'

[권기범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 이대호(롯데)가 SK의 투수력 앞에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3차전에서도 딱히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만큼 견제가 심했고, 결정적일 때는 방망이가 제대로 돌지 않아 이대호도 고개를 가로저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19일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단 한 개의 적시타로 뽑지 못히고 0-3으로 무너졌다. 선발투수 사도스키는 5.2이닝 1실점으로 나름 임무를 완수했고, 불펜진이 8회말 추가 2실점하긴 했지만 이보다 타선의 결정력 부진이 패배의 주된 원인이었다.

특히 4번타자 이대호가 중요한 승부처서 아쉬운 루킹삼진을 당해 양승호 감독을 비롯한 롯데팬들의 진한 아쉬움을 샀다.

플레이오프 1차전서 '천적 정대현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뽑아낸 이대호는 2차전에서 무안타 침묵하며 거포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2차전까지 1안타밖에 못쳐 타율1할1푼1리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 양승호 감독은 "해줄 때가 됐다"고 이대호에게 여전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SK 마운드는 이대호를 상당히 경계했다. 1회초 2사 1루서 투수 폭투로 2사 2루 상황이 되자 선발 송은범은 이대호를 고의4구로 걸렀다. 혹시나 모를 적시타로 인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이 선택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송은범은 다음 홍성흔에게도 볼넷을 내줘 만루로 몰렸으나 강민호를 3루 땅볼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이대호는 3회초에는 좌익수 오른쪽으로 빠지는 안타를 때려냈으나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이었다. 플레이오프 들어 2번째 안타를 생산해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해 의미를 살리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대목은 0-1로 뒤진 8회초 선두타자 전준우가 좌전안타로 출루한 뒤 무사 1루에서 돌아온 타석이었다. 상대는 좌완 박희수. 하지만 이번에는 볼카운트 1-3의 유리한 상황까지 가고서도 그만 삼진으로 돌아섰다. 5구째 스트라이크를 흘려보낸 이대호는 6구째 스윙이 파울이 됐고, 마지막 7구째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내밀지도 못하고 삼진당했다. 이대호의 실수라기보다는 박희수의 과감한 승부가 놀라운 순간이었다.

결국 이대호는 이날 또 한 번 SK 마운드에게 봉쇄당한 셈이 됐다. 3차전까지 타율이 1할6푼7리(12타수 2안타)밖에 되지 않는다. 장타는 하나도 치지 못했다. 4차전에서 무너지면 그대로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되는 만큼 롯데로서는 무언가 이를 타개할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