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 양승호 감독이 배수의 진을 쳤다. 이제 한번만 더 패하면 그토록 바라던 한국시리즈 진출은 허망한 꿈으로 사라지게 된다. 롯데는 마지막이 될 수 있는 4차전에서 투수력을 모조리 동원할 태세다.
롯데는 19일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0-3으로 패했다. 선발 사도스키는 5.2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고, 뒤를 이은 계투요원들도 8회말 2실점하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지만, 3실점 정도면 투수진은 최소한의 임무는 수행했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화력이었다. 9회까지 4안타 6사사구를 뽑아냈지만 단 1점도 얻지 못했다. 특히 4회까지는 3안타 5사사구로 매이닝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매번 후속타 불발로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처지가 됐다. 1차전 패배 후 2차전에서 깔끔한 승리를 거둬 기세를 살리는 듯 싶었지만 3차전에서 다시 무너져 시리즈 전적 1승 2패가 됐다.
이제 20일 4차전에서 패하면 롯데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무산된다. 지난 3년간 준플레이오프서 주저앉더니 올해는 플레이오프서 탈락하는 아쉬움을 맛봐야 한다. 4년 연속 가을야구 첫 관문 탈락은 분명 속쓰린 결과다.
양승호 감독은 3차전 결과에 대해 "초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방망이는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데, 오늘은 안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따라 롯데는 4차전에서는 모든 것을 쏟아부을 태세다. 당연한 일이다. 4차전을 내주면 끝장인 관계로 양 감독은 2차전 선발이었던 송승준과 3차전에 나선 사도스키를 제외한 엔트리 전 투수를 모조리 동원할 생각이다. 송승준은 5차전 선발로 기용할 방침. 3차전에서 승리했다면, 5차전 선발은 장원준이었지만, 벼랑 끝까지 몰린 만큼 이제 아껴둘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단 선발투수로는 부첵을 마운드에 올린다. 당초 고원준과 부첵 중 고민했지만, 3차전 경기 상황상 8회말 고원준을 투입했기 때문에 부첵으로 4차전을 시작할 계획이다. 부첵이 초반 위기상황에 몰리면, 곧바로 장원준을 필두로 투수들은 총출동이다.
양승호 감독은 3차전 후 취재진에게 "기자들이 부산까지 와야 되겠다"고 농담을 던지면서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를 썼다. 속에서는 애간장이 타겠지만, 사령탑으로서 당당한 태도는 선수들의 기세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 하지만 투수 총출동을 선언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기어이 롯데는 SK의 뒷심에 밀려 벼랑 끝까지 몰리게 됐다. 투수총력전을 펼칠 예정인 만큼 대량실점은 면할 수 있겠지만, 화력이 터지지 않는다면 4차전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어찌됐건 승리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양 감독은 모조리 출격을 명했다. 롯데는 이제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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