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4차전서 끝내겠다"던 SK가 결국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끌고갔다. 선발 교체 타이밍이 문제였다.
4차전 선발로 나선 윤희상은 5이닝 동안 71구를 던져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3회 연속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렸다. 실점은 없었지만 4회에도 홍성흔에게 2루타를 맞고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결국 5회 2사 2루서 손아섭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윤희상은 6회부터 마운드를 이영욱에게 넘겼다. 이영욱이 첫 타자 이대호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분위기가 순식간에 기울었다. 결국 SK는 더이상 타선이 점수를 뽑지 못하는 바람에 0-2로 패했다.
롯데의 투수교체 타이밍과 비교해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롯데는 선발 부첵이 4회말 1사 후 최정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곧바로 장원준을 투입했다. 1점도 줄 수 없다는 양승호 감독의 결단이었다. 양 감독의 생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장원준은 8회말 1사까지 실점없이 SK 타선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이효봉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SK가 4차전에서 이기려고 했다면 경기 중반 분위기를 장악했어야 했다. 선취점을 내준 뒤 이영욱이 홈런을 맞아 버리니 5차전을 대비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롯데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서는 "롯데가 장원준 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다. 양승호 감독의 필승 의지가 담긴 최선의 선택이었다. 윤희상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실점 후 SK가 '우리는 누구다' 하고 맞불을 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후 홈런을 맞고 분위기가 많이 기울었다"고 말했다.
5차전에서도 투수 교체 타이밍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은 "투수가 좋은 공을 던지면 타자들은 어차피 못 친다. 어느 팀이 마운드 운용을 잘 하느냐가 승리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특히 SK의 5차전 선발 김광현의 구위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광현은 KIA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4.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16일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더 부진했다. 3.2이닝 동안 4실점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만수 감독 대행은 16일 김광현의 상태에 대해 "지금까지 봐왔던 김광현의 모습 중 가장 안 좋았다"고 평가했다.
5차전을 앞두고는 "(김광현이) 1차전처럼 던진다면 1회부터 바로 교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광현이 일찍 무너진다면 그동안 아껴뒀던 불펜진을 총동원하겠다는 계산이다. 선발 김광현의 구위 회복 여부와 함께 적절한 불펜 투입 시기가 경기 전체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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