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원더걸스가 국내로 돌아왔다. 무려 1년 6개월 만의 컴백이다.
국내 걸그룹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진출을 했던 원더걸스는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미국 정규 앨범 발표를 위해 준비했고, 영화에 도전했다. 스스로 "굶주렸다"고 표현할 만큼 오랜만인 국내 컴백을 위해서도 바삐 움직였다.
긴 공백만큼이나 원더걸스의 위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라이벌 그룹이었던 소녀시대는 무섭게 질주하며 케이팝 한류를 이끌고 있고, 후배 걸그룹들의 성장세가 거침없기 때문. 원더걸스는 '좋은 자극'이 됐다고 했다.
'굶주림'과 '자극' 속에서 내놓은 2집 정규 앨범 '원더월드(Wonder world)'. 대중들로 하여금 원더걸스의 세계 '원더월드'로 빠지게 하겠다는 설렘과 자신감이 담긴 앨범이다.
원더걸스는 지난 4일 서울 강남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원더월드' 앨범 출시에 대한 기대와 미국 활동에 대한 목표 등을 전했다. 오랜만의 국내 활동을 앞두고 설렘과 기대감으로 들뜬 표정이었으며, 인터뷰 도중 북받치는 감정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지난해 '2DT'로 2주간의 짧은 국내 활동을 한 원더걸스는 이번 앨범으로 자신들과 팬들의 목마름을 풀겠다는 마음이 컸다. 원더걸스는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라 빨리 나오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 감사했고, 더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랜만의 국내 활동. 달라진 가요계의 변화를 체감하면서도 아이돌 그룹들의 선전이 자극이 됐다고 솔직히 밝혔다.
선예는 "많은 아이돌이 나온 것을 알고 있다. 국내 활동을 하고 싶게끔 동기 부여가 됐다. 우리는 굶주린 상태였고, 그랬기에 더 많은 애착으로 앨범을 만들었다. 2011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다른 분들과 함께 케이팝이 전세계에 뻗어나가고 있는 이 파도를 잘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한 음악프로그램의 사전 녹화를 가진 이들은 무대가 조금은 낯설면서도 한없이 반가웠다고. 소희는 "방송을 오랜만에 해서 시선 처리가 어색했다. 카메라 앞이 낯설었는데 그 덕분에 신인 때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선예는 "미국에서 많은 공연을 해서 그런지 긴장감보다 자신감 있게 무대에 심취할 수 있었다"고 여유를 드러냈다.
원더걸스의 오랜만의 컴백, 그리고 음악적 변신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원더걸스는 '텔미(Tell me)'와 '쏘 핫(So hot)' '노바디(Nobody)'에서 보여준 복고를 버렸다. '국민 여동생'의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은 저만치 사라지고, 성숙함과 카리스마로 대중들을 매료시킬 계획.
박진영이 작사 작곡한 타이틀곡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는 원더걸스의 음악적 뿌리인 소울 음악을 업 템포로 재해석한 곡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하는 달콤한 고백을 담은 가사와 만나 원더걸스의 톡톡 튀는 매력을 잘 살렸다. 특히 레이디 가가의 '싱글 레이디'로 잘 알려진 유명 안무가 존테(Jonte)는 엉덩이를 툭툭 두드리거나 다리를 터는 포인트 춤 등 위트있고 세련된 안무로 시선을 즐겁게 한다.
원더걸스는 "'노바디' '텔미' '소핫'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복고를 사랑하지만 질리기도 했다. 저희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대중들에게 어떤 색깔을 들려줄까 고민했다. '비 마이 베이비'는 멜로디도 쉽고 밝고 사랑스럽고 경쾌하다. 새롭지만 익숙한 변화가 있는 노래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더걸스 멤버들은 앨범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예은은 '지앤오(G.N.O)'와 신중현의 '미인(Me, in)' 리메이크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으며, 유빈과 혜림은 랩 메이킹에 참여했다. 선예와 예은의 감성 발라드 '두고두고'와 소희와 유빈의 시크한 매력이 있는 '수퍼비(SuperB)', 혜림과 래퍼 산이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액트 쿨' 등 멤버들의 유닛 참여도 눈길을 끈다.
다양한 색깔의 음악에는 그간의 미국 활동이 많이 녹아들었다.
원더걸스는 "미국 대중들 틈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클럽도 가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다니고, 다양한 음악을 많이 접하게 됐다"며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 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점이 많았고 공연을 하면서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미국 활동에 치중했던 만큼 국내에서 '원더걸스의 존재감이 미비해졌다'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서도 솔직했다.
선예는 "저희는 있어야 할 곳에 서있어야 하기보다 필요한 곳에 서있고 싶다. '이것이 우리의 존재감이다'라고 하는 것보다 원더걸스를 잊지 않고 활동해주길 바라는 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됐다. 티저가 나오자마자 달아주신 리플들 보면 진짜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선예는 "11월 11일 첫 컴백무대를 가졌을 때 저희 무대에 대해 판단해줄 것으로 믿는다. 저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에 감사하고, 그 결과를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최대한 많은 스케줄을 소화할 것이다. 예능감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미리 미리 연습을 하면서 최대한 많은 예능도 하고 라디오도 하겠다. 기다려준 팬들에 다가가겠다"고 국내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원더걸스는 11월 11일 KBS 2TV '뮤직뱅크'를 통해 컴백, 본격 활동에 돌입해 한 달여 간의 국내 활동을 가진다. 이어 내년 초에는 멤버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 '원더걸스 앳 더 아폴로'(WonderGirls at the Apollo) 개봉과 미국 정규 앨범 발매 등 미국 활동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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