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만약 올시즌 정우람이 없었다면 SK 마운드는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아찔할 정도다.
정우람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10홀드 이상을 6시즌(2009년 제외)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25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SK 김상진 투수코치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기복없이 마운드를 지켜준 선수는 정우람 하나 뿐"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시즌 SK 마운드는 부상과 부진으로 얼룩졌다. 김광현과 송은범의 몸은 온전치 못했고, 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엄정욱은 고질적인 물집 증세로 마무리로 돌아서야 했다. 외국인 투수 글로버는 팔꿈치 통증으로 6월21일 KIA전 이후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에이스 김광현이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SK의 '믿을맨'은 정우람 뿐이었다. 지난 포스트시즌에서 정우람의 활약상은 그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정우람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손톱이 깨지는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었다. 코칭스태프는 사색이 됐다. 정우람이 없는 한국시리즈는 상상 조차 어려웠다. 그래서일까. 코칭스태프는 정우람의 부상을 내부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선수단에 불안감이 확대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정우람의 부상으로 선수단이 느끼는 부담감이 커질 수 있었다. '(정)우람이 없이 우리가 어떻게 경기하지'라는 불안감을 만들어주기 싫었다"고 털어놓았다.
1, 2차전에는 초반에 승기를 빼앗겨 정우람이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3차전서 SK는 선발 송은범에 이어 정우람을 비롯한 필승조를 투입해 승리를 따냈다.
김 코치가 꼽은 올시즌 MVP는 그래서 정우람이다. 그는 "풀타임을 뛴 투수는 정우람 뿐이다. 몇 년 동안 꾸준한 기량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기복없이 버텨준 정우람이 최고의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김 코치는 "우람이 뿐 아니라 모든 투수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부상을 참아내면서 호투해준 우리팀 투수들이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선수들 모두 제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 투지를 앞세운 SK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구어냈다.
정우람은 오승환(삼성), 윤석민(KIA), 니퍼트(두산)와 함께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후보에 올랐다. 수상 가능성은 미지수이지만 SK 내부에서 평가하는 정우람의 팀공헌도는 골든글러브 그 이상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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