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복고댄스'로 사랑을 받았던 배슬기. 한동안 TV에서 자취를 감췄던 그가 신인 연기자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배슬기는 올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최고의 사랑'에서 비밀의 키를 쥐고 있던 국보소녀 멤버로 활동을 재개했다. 작은 비중이었지만 강렬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비밀 캐릭터로 돌아왔다. 현재 방영중인 MBC 10부작 단막극 '심야병원'에서는 유명 간호 대학을 나온 수재지만, 어떤 사연 때문인지 심야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이광미 역으로 출연중이다.
TV 속 '복고댄스'를 추던 톡톡 튀고 발랄한 소녀 배슬기는 찾을 수 없다. 신비롭고 묘한 매력의 여인으로 분한 배슬기가 있을 뿐이다. 연이어 비밀 캐릭터를 맡게 된 배슬기는 "'최고의 사랑'에서는 미나의 사연이 확실하게 보여지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고, 분량도 많아졌다. 캐릭터가 좀 더 발전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웃었다.
배슬기는 '심야병원' 7회부터 스토리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드라마 초반 비중이 적었지만 시작부터 캐릭터의 틀을 잡았고, 대사의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며 극에 녹아들었다.
배슬기는 "예전에 방송된 의학드라마 '하얀거탑' '종합병원' 등을 보며 간호사들의 행동을 눈여겨봤다"며 "윤태영 씨와 급박하게 수술하는 장면은 10시간 넘게 촬영했다. 실제 간호사 분에게 직접 지도를 받고 부지런히 움직였는데 다 편집됐더라"고 허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극중 역할을 설명하는 배슬기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났다. '복고댄스'를 출 때처럼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는 것도 아니고, 극중 배역도 주인공은 아니다. 그러나 연기자로 살고 있는 요즘이 더없이 행복하고 즐겁다고.
배슬기는 연예인이 되기 전 연기자를 꿈꿨던 때가 있었다. 학창시절 연기학원을 다녔고, 재연 프로그램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도 있다.
배슬기는 "중학교 방학 때 우연찮게 드라마 촬영 현장을 봤다. 현장 분위기가 매혹적이었다. 옆에서 기웃대니 보조 출연자 팀으로 알고 감독님이 길 가는 행인으로 출연도 시켜줬다. 뒤통수만 나왔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그 뒤 '역사 속으로'라는 재연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을 영화학과로 진학한 배슬기는 그러나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배슬기는 그룹 '더 빨강'의 막내로 데뷔해 솔로 활동과 더불어 '복고댄스' 돌풍을 일으켰고, 스타덤에 올랐다. 예능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요즘말로 표현하면 '대세'였던 셈이다. 물론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꽤 많은 러브콜을 받았다. 그것도 주연급 연기자로.
배슬기는 "가수 활동으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영화도 들어오고 주연도 많이 들어왔는데 거절했다. 가수의 매력을 많이 느꼈고, 가수로서의 마침표 혹은 쉼표라도 찍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대로 준비도 못한 상태에서 주연을 하기 싫었다. 작은 역할부터 시켜달라고 했는데 회사에서는 탐탁지않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회사와의 여러 가지 마찰이 생기면서 소속사를 나왔고 공백의 시간을 갖게 됐다. 연예계에 입문한 후 가장 큰 시련.
배슬기는 "불안하고 공허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려고도 했고, 외국에 가서 살까도 생각했었다. 후회 되는 순간도 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더 잘 될 수 있는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행복들에 만족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의 회사와 계약을 했고, 배슬기는 어릴적부터 꿈이었던 연기자의 기회를 다시 잡았다. 움츠리고 있는 자신을 벗고 세상으로 나와 하나 둘 미팅을 하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렇게 조용한 복귀를 준비했다.
배슬기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을 이제는 실행에 옮기는 단계라 제 스스로 부담감을 많이 주고 있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진짜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하나하나 배워가는 과정이다. 처음부터 좋은 결과물을 욕심내는 것보다 하나 하나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고집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복고소녀'로 기억하고, 팬들은 가수로서의 그녀의 활동을 기대도 한다. 배슬기는 그러나 "당분간 연기에 올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슬기는 "연기에 올인 할 것 같다. 음반에 미련이 있지만 연기자로서 정점을 찍고 싶다. 내가 내 연기를 보고 만족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런 날이 올 지는 모르겠다. 반짝 스타보다는 꾸준히 사랑받는 것을 꿈꾼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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