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이번엔 통상적인 메디컬 테스트와 달리 의사 한 명 이상의 검진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만 추수감사절 연휴가 겹쳐 일정이 지체되고 있다. 다음 주면 윤곽이 드러날 것 같다."
미국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 MASN((Mid-Atlantic Sports Network))의 로흐 쿠밧코 기자가 지난달 말 방송사 홈페이지에 올린 정대현에 관한 단신이다. MASN은 미국 중동부를 커버하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이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워싱턴 내셔널스가 공동 소유한 '기관 채널'이다.
당시만 해도 정대현의 볼티모어 입단 계약이 늦어지는 데 대해 모두가 '추수감사절 연휴'에 집중했다. 의사가 휴가를 떠났으니 계약이 지연되는 건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문제는 '또 다른 검진'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대현이 볼티모어 입단에 합의한 지 보름 뒤에 나온 내용이다. 정대현 측은 7일 오후 국내 언론사들에 이메일 보도자료를 보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현재까지 진행 과정만 해도 상식에서 크게 벗어난다.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선수 계약 과정은 ①언론의 영입설 제기 ②구단의 확인 ③계약 합의 ④신체 검사 ⑤사인 및 공식 기자회견의 순이다.
보통 ③과 ④를 통과하면 사실상 계약 확정으로 본다. 그러나 이번 정대현의 경우에는 이 부분에서 시간이 크게 지체되고 있다. 벌써 2주일이 훌쩍 지나갔다.
7일 예고 없이 귀국한 정대현은 "계약서 사인 직전 메디컬 테스트 부분에 이상이 발견됐다"며 "최대한 빨리 검진을 받고 검사결과를 오리올스 구단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연스럽게 의문점들이 제기된다. '왜 의료 수준이 더 높은 미국이 아닌 한국까지 돌아왔는가', '다른 변수는 없는가', '국내 구단과 물밑 접촉은 없는가'
이에 대해 정대현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그는 "현재 볼티모어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인지만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팔, 다리, 무릎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에 관한 제안"이라고 한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부상 부위가 아니라는 거다. 국내 구단과의 접촉설도 그는 일축했다.
현재로선 정확한 사실 파악이 쉽지 않다. 다시 또 기다려봐야 한다.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1주일 안으로 정대현이 결정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택권이 정대현에게 있다는 투다.
현재 가장 답답한 건 정대현 본인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직행을 눈앞에 두고 이상한 데서 일이 꼬이고 있다. 속이 타들어가겠지만 아직은 애써 덤덤한 표정이다.
볼티모어도 좋을 게 없다. 신임 듀켓 단장이 '국제적인 자원 발굴'을 공언한 뒤 나온 첫 작품이 정대현 영입건이다. 한국의 정대현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 쿠바 선수들을 차례로 영입해 '국제통'으로서 위상을 과시한다는 복안이었다. 만에 하나 일이 틀어진다면 듀켓 단장의 체면도 구겨지게 된다.
결국 정대현이나 볼티모어 모두 하루 빨리 계약을 매듭짓는 게 최선의 해결책이다. 물론 이 와중에 정대현이 필요한 국내 구단들이 가만 있으리라는 법도 없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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