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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블루'가 된 수원, 거침없는 공격축구에 올인


[이성필기자] "어? 코칭스태프가 선수들보다 더 주목받으면 안 되는데…"

올 시즌 수원 삼성은 자존심 살리기에 올인했다. 2008년 우승 이후 K리그 주도권을 FC서울, 전북 현대 등에 내주며 정상에서 밀려난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 선수들을 컨트롤하는 코치진 보강에 열을 올렸다.

2010년 부임한 윤성효 감독이 노래를 불렀던 서정원 수석코치는 A대표팀을 그만두자마자 기막힌 타이밍으로 친정 수원에 돌아왔다. 수석코치 없이 시즌을 시작하려던 윤 감독에게는 기막힌 선물이었다.

우연처럼 코치진 모두 수원과 인연이 각별하다. 공격을 담당할 서정원 수석코치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수원에서 두 번의 정규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현역에서 은퇴해 트레이너와 코치를 병행했던 윤 감독에게는 사석에서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근한 사이다.

1996년 창단 멤버인 고종수 트레이너, 김진우 코치는 수원의 공격과 수비의 핵이었다. 고종수는 '앙팡테리블'이라는 별명답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었다. 팀 밖에서 자주 문제를 일으켰던 그 때문에 윤 감독이 '전담마크'하며 그를 조련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 김진우는 '반칙왕'으로 불릴 정도로 험한 일은 도맡아 했다. 수원팬들 사이에서는 김대환 골키퍼 코치와 함께 이름없는 영웅이자 전설로 추앙받는다. 이진행 2군 코치는 골수팬이 아니라면 알기 힘들 정도로 현역시절 희생적인 인물이었다.

이창엽 피지컬 코치는 2003년 수원이 첫 직장이다. 2005년까지 수원에 몸담으며 강철 체력을 이끌어냈다. 이후 대전 시티즌과 일본 베갈타 센다이를 거쳐 다시 수원으로 컴백했다. 윤 감독이 숭실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피지컬 코치를 역임해 남다른 인연이다. '독사'라는 별명답게 선수단 전원의 터미네이터화에 목숨을 걸었다.

이들은 지난 5일 화성 클럽하우스에서 첫 훈련으로 뭉쳤다. 수원 관계자는 "선수들이 조명을 받아야 하는데 코치진이 너무 부각되면 안된다"라고 웃었다. 그만큼 이들이 수원에서 이뤄낸 면면은 화려하다.

서로 간에 재미난 에피소드도 많다. 윤 감독의 현역 시절 원정 경기 룸메이트는 대부분이 이 코치였다. 이 코치는 "저녁 9시만 되면 잠자리에 드신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데 고역이었다. 윤 감독님이 다른 방에 갔다가 내가 잠들면 조용히 돌아오라고 했었다. 왜 나만 룸메이트였는지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그러자 윤 감독은 "나는 노장이고 늙어서 회복 속도가 떨어지니 빨리 잠들어야 했다"라며 나름 고충이 있었음을 호소(?)했다.

고 코치는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데니스 킬러였다. 당시 팀 최선참이었던 윤 감독도 데니스 다루기가 어려워 고 코치에게 전담마크를 맡겼다. 고 코치는 "데니스와는 많이 싸웠었다. 그렇지만, 이내 화를 삭이고 축구게임도 하고 돈 내기 가위바위보도 했는데 내가 데니스 돈을 많이 따기도 했다"라고 웃었다.

이들은 1998~1999 정규리그 2연속 우승의 주역들이다. 팀에 대한 애착도 누구보다 강했다. 올 시즌 수원의 콘셉트도 모두 당시로의 회귀다. 전술과 팀 컬러 모두 최전성기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재미를 봤던 4-4-2에 기반을 둔 공격적 전술의 도입이다.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드 구성으로 위력적인 공격축구 완성을 목표로 한다.

외국인-국내 선수 간의 절묘한 조화와 두 골을 내줘도 세 골을 넣는 공격 축구 완성이 최우선이다. 라돈치치(몬테네그로)-스테보(마케도니아) 투톱에 공격형 미드필더 에버턴(브라질)은 과거 사샤(세르비아)-데니스(러시아)-비탈리(우크라이나)의 아바타다. 수비수였던 '부쿠레슈티의 왕' 올리(루마니아) 역은 호주 출신의 에디 보스나르가 책임진다. 국내 선수들도 제 몫 해내기에 올인이다.

윤 감독은 "당시에는 지고 있어도 충분히 따라잡는다는 믿음이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무너진 의욕을 세우고 위협적인 팀으로 되돌리려 한다. 모든 준비가 잘 됐다. 코칭스태프도 완벽하다"라며 최고의 팀으로의 컴백을 예고했다.

조이뉴스24 화성=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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