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한 시즌을 희망차게 출발하는 시무식 자리에서 충격적 비보를 접한 두산 프런트는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올 시즌 1군 전력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 신인 이규환(23, 외야수)의 사망 소식에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이규환은 10일 오전 9시쯤 프로야구 신인선수들이 1박2일로 교육을 받고 있던 충남 예산 리솜스파캐슬 덕산의 콘도 건물 지하 1층 계단에서 쓰러져 숨진 채 발견됐다.
날벼락같은 소식에 두산은 프런트 관계자들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이날 열린 시무식 직후 두산의 한 관계자는 "발이 빨라 기대가 큰 선수였다. 우리도 사고 소식을 갑작스럽게 들어 현재 경황이 없다"면서 "건물 안 쪽에 비상구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계단 가운데 부분에 난간이 없다고 한다. 그 곳으로 떨어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아직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지만 유가족의 반대로 아직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감독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시무식을 마치고 보고를 받은 김 감독은 "개인 능력이 뛰어난 선수여서 무척 안타깝다. 마음이 참 아프다"고 침울하게 말했다.
김 감독은 또 "사실 감독 부임 이후 최우선으로 상정한 과제가 구단 이미지 개선이다. 사고 구단이라는 오명을 씻자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는데, 이런 일이 터져 당혹스럽다"면서 "결국 단기적인 해결책은 없다. 일시적인 교육이 아닌 선수들과의 꾸준한 대화로 선수단 마인드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규환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두산에 지명됐다. 원광대 출신 좌투좌타로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능력을 갖췄다. 두산에서는 비슷한 스타일인 붙박이 외야수 이종욱의 장기적인 대안으로 점찍고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교육리그에서 눈여겨본 선수다. 빠른 발 하나로 경기 후반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로 판단했다"면서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포함될 만큼 기대가 컸는데 정말 안타깝다"는 말을 반복했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박영태기자 ds3fan@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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