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롯데가 본격적인 2012 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투·포수조가 먼저 사이판으로 떠났고, 이제 18일 야수조가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후 선수단은 2월8일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지바 롯데, 두산, 넥센 등과 9차례 연습경기를 치른 후 3월9일 귀국한다.
올 겨울 스프링캠프서 롯데가 해야 할 일은 산더미다. 양승호 감독은 투타의 판을 새로 짜면서 팀 컬러를 바꾸는 작업을 해내야 한다. 양 감독은 "작년 시즌초 시행착오를 올해는 겪지 않겠다. 플레이오프 1, 5차전보다 그 부분이 더 아쉽다"고 언급하면서 올해만큼은 고질적인 4월병에서 벗어날 것을 다짐했다. 개막부터 내달려 꾸준히 선두권 자리를 지켜내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결코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대호와 장원준이라느 투타 대들보가 빠진 공백을 메워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게다가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서는 전력 유지 차원을 넘어 전력 강화을 일궈내야만 양 감독이나 구단의 목표도 현실성이 생겨난다.
사이판과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롯데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짚어봤다.
선발 안정화가장 큰 난제가 좌완에이스 장원준의 공백을 해결함과 동시에 더욱 탄탄한 선발진을 꾸려내는 일이다. 양승호 감독은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가장 강조하는 감독으로서 새로운 선발진 구축은 스프링캠프에서의 절대적인 과제다. 이승호, 정대현의 FA 영입 등으로 '불펜진이 강해졌다'는 말을 들어도 양 감독은 "선발이 못하면 불펜이 무슨 소용이냐"고 손사래를 칠 정도다.
일단 현재로서 4명의 선발 후보는 확정적이다. 송승준, 사도스키, 유먼, 고원준이다. 여기에 5선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승호의 선발전환을 고심 중이다.
문제는 대비책이다. 만에 하나 유먼과 고원준, 이승호가 선발로서 제 역할을 못해줄 경우, 불펜전환도 감안하고 있는 만큼 작년의 시행착오가 재발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시즌 도중 보직 변경은 고육지책이긴 하지만 결국 지난해 코리와 고원준의 경우처럼 마운드 운영의 혼란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 감독으로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완벽하게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선발안정화는 장원준의 공백을 협업체제로 메워내야 할 롯데로서 필수조건인 셈이다. '해보고 안되면 바꾼다'는 식은 지양해야 할 마인드다.
작전수행 능력 업그레이드대한민국 최고의 타자 이대호의 빈 자리는 사실 그 어떤 선수로도 대체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타선 전체의 업그레이드로 인한 득점력 보강이 필요하다.
양 감독은 기동력과 작전수행 능력의 향상을 꼽았다. 지난해에도 작전야구를 가미하겠다고 야심차게 포부를 밝혔지만, 시즌 중반 이후 양 감독은 작전을 많이 포기했다. 당시 그는 "생각보다 작전성공률이 너무 낮다. 번트를 못대는 선수도 많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을 잘 알기에 올해는 작전수행 능력의 업그레이드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 작전의 실패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번트 실패, 사인 미숙 등 황당한 상황은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기동력 역시 강화할 계획이다. 2013년 FA 자격을 얻는 김주찬의 의욕과 독오른 손아섭의 도루성공률을 높이는 등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로 득점옵션을 늘린다는 시나리오다.
이와 함께 작년 부진했던 조성환의 부활과 1루수 박종윤의 성장도 빼놓을 수 없는 체크 사항이다.
백업포수 발굴2012 시즌에는 장성우가 없다. 장원준과 함께 경찰청에 입대했다. 1군급의 든든한 백업포수의 부재는 롯데에게 보이지 않는 위험요소다. 강민호가 건재해 당장은 눈에 띄지 않지만, 만에 하나 그가 부상을 당해 출장이 어려워지면 양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포수로서의 능력뿐 아니라 강민호는 공격력에서도 중심전력인 탓이다.
현재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포수는 강민호 외에 이동훈과 김사훈, 윤여운이다. 3명 모두 아직은 더 가다듬어야 할 선수다. 상무 제대한 이동훈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해보겠다"고 의욕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은 지켜봐야 할 중고참 선수며 프로 2년차 김사훈과 신인 윤여운은 성장이 필요한 원석 그 자체다.
양승호 감독은 "장성우의 빈자리가 고민이 된다. 트레이드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현실적으로 트레이드는 성사되기가 쉽지 않고, 결국 강민호의 뒤를 받쳐줄 새로운 포수를 성장시켜야 한다. 최기문 배터리코치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조이뉴스24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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