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애리조나의 잠 못 이루는 밤?'
빨갛게 충혈된 눈, 푸석거리는 피부.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KIA 선수단의 모습이다. 고된 훈련 때문이 아니다. '시차'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난 탓이다.
KIA 선수단은 지난 15일 출국해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시에 스프링캠프장을 차렸다. 작년까지 일본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던 KIA는 올 시즌 6년 만에 미국으로 캠프를 옮겼다.
날씨와 훈련 환경 등은 만족스럽지만 캠프 초반인 지금 시차 적응을 하지 못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한국과 현지의 시차는 약 16시간. 한국이 20일 오전 10시면 미국 애리조나는 19일 오후 6시다.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뀐 생활. 미국으로 건너간 지 사흘째지만 아직도 시차는 낯설기만 하다.
그 때문에 웃지 못할 일화도 생겼다. 뜬 눈으로 밤을 새우던 선수들이 하나 둘 호텔 주변을 배회하기 시작한 것이다. 즐길 거리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광활한 훈련장. 선수들은 그저 산책으로 잠 못 이루는 심신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뿐 아니다. 선동열 감독도 16시간이라는 시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선 감독이 바람을 쐴 겸 호텔을 나서면 쭈뼛쭈뼛 인사하는 선수들을 만나곤 한다.
한국이나 일본이었다면 당장 불호령이 떨어졌을 시각인 새벽 4시. 그러나 같은 이유로 호텔 주변을 배회하고 있는 선 감독과 선수들은 멋쩍은 웃음을 뒤로하고 다시 산책길을 걷는다.
다행히 숙소 내 인터넷 시설이 원활해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다. KIA 관계자는 "인터넷마저 안 됐다면 창살 없는 감옥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인터넷 시설이 좋아 선수들이 큰 스트레스는 없을 것"이라며 웃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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