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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브라질 바라보는 포항의 '초심남' 신광훈


[신광훈은 포항 스틸러스의 올 시즌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기원하며 손을 활짝 폈다. 프로 정신도 배여서 위 사진 촬영 뒤 구단 용품 스폰서와 엠블럼이 나오지 않았다며 재촬영을 요구하는 등 홍보 정신도 투철했다.]

[이성필기자] 현역 시절 최고의 풀백이었던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은 지난달 조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자신을 닮은 현역 선수로 최철순(전북 현대), 최효진(상주 상무)과 함께 신광훈(포항 스틸러스)을 꼽았다.

지난 2006년 포항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한 신광훈은 2008~2010년 전북에서 최 감독과 한솥밥을 먹었다. 최 감독을 만나면서 신광훈의 기량은 급성장해 이번 쿠웨이트전 대표 선발을 놓고 유력한 후보군에 포함됐다.

그러나 신광훈은 대표 명단에서 빠졌다. 오범석(수원 삼성), 최효진 등이 선발되면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지난 2010년 12월 아시안컵을 준비하던 조광래호에 승선해 제주에서 훈련을 하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던 그는 미완의 대기로 남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나름 명성도 쌓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신광훈은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죠"라며 대범함을 보였다.

그의 마음에는 큰 꿈이 설계되어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나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을 노리는 것이다. 그는 "브라질에 정말 가보고 싶다. 대표팀에 선발되면 잘할 자신은 있지만 천천히 기회를 엿보겠다"라며 웃었다.

여유와 함께 꿈을 키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신광훈은 지난해 12월 팀 동료 김원일, 조찬호, 김재성(현 상주 상무)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한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본 뒤 꼭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이다.

배낭여행은 신광훈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줬다. 태블릿 PC 하나에 의지해 명소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문화에 심취했던 그는 "개인적으로 처음 해외에 나가려니 자신감이 없더라. 언어의 중요성을 너무나 크게 느꼈다. (김)재성이 형이 그나마 자주 나와봐서 좀 (영어를) 구사하시더라"라며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여행을 떠났지만 이들은 축구를 놓지 않았다. 친한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박주영(아스널)을 만나 두 스타플레이어의 홈경기를 관전했다. 자신과 같은 포지션 선수들을 살폈다. 특히 맨체스터 시티 마이카 리차즈는 집중 관찰 대상이었다.

그는 "런던에서 풀럼-볼턴, 아스널-맨시티의 경기를 봤다. 풀럼-볼턴은 K리그보다 지루했고 아스널-맨시티전은 리그 정상권 팀 경기답게 너무 재미있었다"라며 "더 열심히 하면 나도 유럽에서 한 번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전했다.

여행을 통해 마음을 다잡은 신광훈은 새로운 미래 준비에 돌입했다. 포항에 복귀해 영어과외를 시작할 생각이다. 적어도 혼자 해외여행하러 다닐 때 불편함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과 해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그는 초심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겨넣었다. 처음으로 경기 엔트리에 들었던 날을 기억하는 신광훈은 "(포항 입단 후) 6개월 만에 엔트리에 들어갔는데 그날을 잊을 수 없다. 그날 아버지도 정말 좋아하셨다. 클럽하우스 1층에 붙어있던 출전 명단을 수 차례 확인했다. 그동안 너무 안주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유럽여행을 통해 내게 새로운 과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다시 한 번 진정한 프로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시즌 준비는 철저하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팀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 매경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특히 울산 현대와 플레이오프에서 허무하게 무너지며 허탈한 마음에 1주일간 아무것도 못했던 아픔을 가슴 속에 꾹꾹 담아뒀다.

신광훈은 "전북 시절 (김)상식이 형이 해줬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강팀을 이겨도 약팀을 잘 잡아야 진짜 강한 팀이라고 했었는데 포항이 그래야 한다. 일단 성남 일화, 수원 삼성, 전북 현대, FC서울과 우승을 겨룰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들과의 경기는 승점 6점으로 생각하겠다"라고 진지하게 시즌 채비를 하고 있음을 알렸다.

동계훈련에서 신광훈은 포항의 오른쪽을 확실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데뷔 후 최다인 1골4도움을 올리며 포항의 공격 루트 개척에 공헌했다. 황선홍 감독도 신광훈에게 "좀 더 과감하게 오버래핑에 나서라"라며 공격적인 임무를 부여했다.

신광훈은 "마지막까지 남아서 웃고 싶다"라며 올 시즌 K리그 최고의 풀백이 될 것을 다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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