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기자] 조곤조곤한 목소리였지만 내용은 화끈했다. 넥센 신인 한현희는 "신인 때밖에 못타는데 당연히 신인왕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배영섭(삼성)과 임찬규(LG)의 성적까지 궁금해하면서 의욕을 드러냈다. 신인다운 패기다.
한현희는 지난해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는 등 경남고의 에이스로 맹활약했고, 넥센 1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사이드암이다. 고교시절 탈삼진 능력을 인정받았고, 스스로도 신인드래프트 자리에서 "닥터 K가 되고 싶다"고 언급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프링캠프에서 한현희는 김시진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마정길의 부상으로 인해 대체 사이드암 요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의 쏠쏠한 피칭은 당연히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다. 미국 애리조나 및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서 총 세 차례 실전 등판한 한현희는 6.2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면서 쑥쑥 성장해가고 있다.
특히 캠프를 떠나기 전 김시진 감독은 팀성적 향상을 위한 조건으로 신인선수 1~2명의 1군 활약이 필수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로서는 신인 가운데 좌완 박종윤과 함께 한현희가 기회를 얻을 1순위 후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8일 훈련을 끝내고 휴식을 취하고 있던 한현희와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눴다. 얼굴에 난 여드름 걱정을 하던 한현희는 목표에 대해 묻자 금방 진지해지기도 했다. 프로 첫 시즌을 준비하는 그의 각오를 들어봤다.
<다음은 한현희와의 일문일답>
-올 시즌 분명히 기회가 갈 것으로 본다. 예상하고 있는가?
"(웃음)내가 어떻게 던지느냐에 달린 것 같다. 잘 던지면 기용해주시지 않겠느냐."
-신인으로서 이제 첫 캠프를 겪어봤는데 느낌은?
"모든 게 그냥 재미있다. 경기도 하니까, 타자를 상대하는 게 재밌더라."
-프로 타자들을 상대해보니?
"음~ 확실히 다르더라. 고등학교 때는 직구와 커브만으로 상대해도 됐는데, 여기서는 아무리 공이 빨라도 쳐낸다. 다들 무언가 다르다."
-구속은 어느 정도까지?
"고교 때 140㎞대 중후반 정도 찍었다. 직구와 커브를 주로 던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정민태 코치님은 체인지업을 연습하라고 하셨다. 지금 연습 중이라 (체인지업이) 잘 될 지는 아직 모르겠다."
-전체 2순위 지명으로 넥센에 왔다. 드래프트 당시 소감은?
"딱히 이렇다 할 느낌은 없었다. 주변에서 넥센에 간다고 하니 '그렇구나'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박)종윤이도 고교 때 많이 본 친구여서 좋았다. 지금은 생각해보면 선배들이 정말 좋은 것 같다. 타팀에 간 동기들에게 전화를 해봐서 넥센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 지 알 수 있었다. 진짜 편하게 대해주신다."
-연습경기 세 차례 등판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는가?
"글쎄~ 꼽자면 안치홍(KIA) 선수다. 계속 커트커트 해내셔서 기억에 남는다."
-팀 선배 김병현 선수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처음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다. 하지만 병현 선배님 운동하는 것을 보고 나도 모르게 롤모델로 삼게 됐다. '와 저렇게 운동하는구나~'라고 감탄했다. 몸 탄력도 다르고, 공 던지는 것도 나와 다르다. 정말 열심히 훈련하신다."
-올 시즌 목표는?
"우선은 1군 엔트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야 뭐든지 할 수 있지 않겠느냐. 또 신인왕을 타고 싶다. 신인 때 가장 잘하는 사람이 타는 상이다. 도전해보고 싶다. 다른 (신인)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기고 싶다. 야구할 때의 목표가 프로선수였는데 일단 내 꿈을 이뤘고, 이제는 엔트리에 들고 신인왕을 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작년 팀이 최하위를 했다. 신인 선수로서 각오는?
"(웃음)최하위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은 없는 것 아닌가.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나도 프로가 됐고 직업을 가졌다. 잘 해내겠다."
조이뉴스24 가고시마(일본)=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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