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K팝스타' 이승훈을 보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바로 '슈퍼스타K 2'가 낳은 스타 강승윤이다.
강승윤은 지난 2010년 '슈퍼스타K 2'에 참가해 TOP4까지 올랐다. 예선에서 심사위원 윤종신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본선까지 승승장구한 강승윤은 생방송에서는 본인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부진한 무대로 심사위원들의 혹평을 받았다.
그러나 강승윤은 늘 위기를 딛고 생존했다. 심사위원 최저점수에도 생방송 문자 투표로 결과를 뒤집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강승윤의 모습에 '곱등이'라는 애칭 아닌 애칭까지 붙었다.
결국 강승윤은 장재인, 허각, 존박 등 강력 우승후보들과 맞붙은 생방송 4라운드 무대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워낙 쟁쟁한 참가자들과의 경쟁이었기에 이변 없는 탈락이었다. 하지만 강승윤은 이 날 강렬한 록 느낌으로 재편곡한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불러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찬사의 주인공이 됐다. 강승윤은 탈락의 그 순간,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어떻게 그 자리까지 갔는지, 본인이 왜 '슈퍼스타'가 될만한지 스스로 증명해냈다. 강승윤의 탈락에도 '본능적으로'는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2010년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가 됐고, 강승윤은 이후 YG 품에 안기며 슈퍼스타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K팝스타'의 이승훈은 여러가지 면에서 강승윤과 꼭 닮았다. 귀여운 외모로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다는 점, 예선에서는 무서운 실력을 보였으면서도 정작 생방송 무대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무대를 선보인다는 점, 실력 없이 인기로만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는 점 모두 '슈퍼스타K 2' 당시 강승윤이 맞닥뜨렸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25일 열린 'K팝스타' 세 번째 생방송에서는 이런 상황이 다시 한 번 재현됐다. 강승윤이 '본능적으로'로 부활한 것처럼 이승훈 역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친 것.
이승훈은 세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 백지웅을 꺾으며 온 몸으로 쏟아지는 비난을 받았다. 세븐의 '내가 노래를 못해도'를 부른 이승훈은 "추석특집 노래자랑이냐"라는 양현석의 혹평을 받으며 세 심사위원으로부터 심사위원 최저점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생방송 문자 투표에 힘입어 백지웅을 꺾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아버지', '아무도 몰랐지' 등 예선에서 보여준 이승훈의 놀랄만큼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는 더이상 생방송에 없었다. 모두들 다음주 탈락자는 이승훈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한 주 뒤 이승훈은 변해있었다. 영화 '마다가스카2'의 OST '아이 라이크 투 무브 잇(I Like to Move it)'에 자작랩을 얹은 이승훈은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 위를 날아다녔다. 무대 위에 세 명의 심사위원을 앉히고 '가발 쓰는 건 쉬워도 기발한 건 어려워'라고 푸념하는가 하면 '신발가게엔 많은 에어, 왜 내 목소리엔 없어'라고 박진영의 히트어 '공기'를 이용하는 등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와 신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결국 이승훈은 지금까지의 혹평에 설욕이라도 하듯 자신의 실력을 재증명했다.
절벽 끝에서 돌아온 사나이 이승훈은 강승윤과 닮은 듯 닮지 않았다. 강승윤은 탈락했지만 이승훈은 아직 우승을 향해 달리고 있다. 절체절명의 탈락 위기에서 돌아온 '근성의 승부사' 이승훈은 그토록 원하던 양현석의 선택을 받았다. YG의 품으로 간 이승훈은 YG의 트레이닝으로 'K팝스타' 최대의 다크호스로 거듭날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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