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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선발'에 대처하는 LG의 자세


[정명의기자] LG 트윈스가 개막 후 내리 3경기째 상대팀의 좌완 선발 투수를 상대하게 됐다.

LG는 10일부터 잠실구장에서 홈 개막 3연전을 갖는다. 상대는 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롯데는 외국인 좌완 쉐인 유먼을 선발로 예고했다. LG는 2년차 우완 임찬규가 선발로 나선다.

대구에서 '우승후보' 삼성을 2연패에 빠뜨리며 12년만의 '개막 2연승'을 달린 LG는 1차전에서 차우찬, 2차전에서 장원삼을 상대했다. 두 선수 모두 삼성이 자랑하는 좌완 선발투수다. 삼성은 좌타자가 많은 LG를 상대로 두 경기 연속 좌투수를 선발로 냈지만 결과는 2연패였다.

롯데 역시 사직에서 열린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 송승준, 사도스키 우완 듀오를 내보낸 뒤 LG와의 첫 경기에 좌완 유먼을 등판시키기로 했다. 송승준과 사도스키가 1,2선발인 것은 사실이지만 LG를 상대로는 좌투수가 효과적이라는 판단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LG는 삼성과의 1차전에서 차우찬을 완벽히 무너뜨리며 승리를 낚아챘다. 차우찬은 4이닝 7피안타 5사사구 6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보였고, LG는 6-3으로 개막전을 기분좋게 승리했다.

2차전에서는 장원삼을 상대로 고전했다. LG는 7회까지 장원삼을 상대로 3안타에 그치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8회초 무서운 집중력으로 3점을 뽑아 3-2로 승리하긴 했지만 장원삼을 쉽게 공략했다고는 볼 수 없었다.

삼성과의 두 경기를 보면 LG의 상대 좌완 선발에 대한 대처법을 알 수 있다. LG는 두 경기 모두 3번타자 1루수로 '베테랑' 최동수를 기용했다. 7번타자 2루수는 김일경이었다. 두 선수는 모두 우타자로 좌투수를 공략하기 위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것이다.

최동수는 1차전에서 2타수 1안타에 이병규의 만루포에 도화선이 되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2차전에서도 3타수 1안타로 제 몫을 했다. 김일경은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2차전에서는 8회초 무사 2,3루를 만드는 2루타를 터뜨려 혁혁한 공을 세웠다.

최동수와 김일경의 출전은 다소 의외였다. 주전 1루수로는 작은 이병규, 2루수는 서동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좌타자인 이병규와 스위치타자인 서동욱을 대신해 우타자인 최동수, 김일경을 투입해 개막 2연승을 이끌어냈다. 작은 이병규와 서동욱은 나란히 좌투수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플래툰 시스템(상대 선발 투수에 따라 선발 명단을 달리 구성하는 전술)을 가동할 생각은 없다"며 "개막전이라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에 조커 2장씩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한 조커란 경기 후반 결정적인 찬스를 해결해줄 수 있는 대타를 의미한다. 장타력과 정교함을 겸비한 이병규는 그에 안성맞춤인 카드다. 찬스에서 상대 우완 투수에게 이병규를 대타로 낼 경우 득점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상대가 다시 좌투수를 등판시킨다 하더라도 상대 팀은 교체 카드에 있어서 손실을 입게 된다.

김 감독은 1차전 승리 후 2차전에서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나왔다. 이겼을 때의 좋은 기(氣)를 이어가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10일 롯데와의 경기에도 라인업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김 감독은 상대의 좌완 '표적 등판'에 대해 "1년 내내 안고가야 할 숙제"라면서도 "우리팀 좌타자들이 좌투수들 공도 잘 친다"며 자신감도 보였다. 그리고 2연승이라는 결과로 자신의 말을 증명해 보였다.

상대 팀이 3경기째 좌투수를 선발로 내보내고 있지만 사실 LG가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은 없다. 유먼을 상대하는 롯데와의 시즌 첫 경기. LG로서는 좌완투수에 약하지 않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게 된 셈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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