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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후 최대 위기 인천, '쇄신' 바람 불 듯


[이성필기자] 한때 흑자를 기록하는 등 모범적인 시민구단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인천 유나이티드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있다. 대전 시티즌 등 선배 시민구단들의 못난 이야기를 똑같이 따라 쓰고 있다.

인천을 이끌어오던 허정무 감독이 11일 사퇴했다. 성적 부진과 팬들과의 소통 부재라는 표면적 이유로 허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지도력 공백이라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당분간 김봉길 수석코치 체제로 갈 예정인 가운데 후임자를 물색중이다.

그러나 허 감독은 최악의 상황에서 인천 지휘봉을 놓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악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인천은 사령탑 공백 외에도 선수단 임금 체납, 홈구장 관중 난입 및 폭행사태, 대표이사 공석, 부단장 사표 등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

시즌 개막 후 인천은 1승2무4패로 15위에 머물러 있다. 16위인 선배구단 대전과 함께 강등권에서 놀고 있다. 경기력도 김남일, 설기현 등 두 노장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도와줄 인물이 보이지 않아 답답함만 연출중이다.

인천 구단 분위기가 엉망이 된 것은 공교롭게도 2010년 여름 허 감독이 부임한 뒤 벌어진 일들이 문제였다. 안종복 전 사장은 허 감독을 삼고초려끝에 영입한 구단주 송영길 인천광역시장과 정치적인 색채가 다르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퇴했다. 최고경영자(CEO)형 지도자였던 허 감독과 역할이 겹치는 것도 안 사장의 입지를 좁아지게 했다.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구단이 흔들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송 시장이 안 전 사장 후임으로 내세운 조건도 인천시축구협회 회장은 이렇다 할 구단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안 전 사장은 긍정, 부정적인 평가가 엇갈렸지만 강력한 카리스마와 결단력으로 구단 경영의 기틀을 잡았다. 결국, 허 감독은 부임 후 안 전 사장보다 무기력했던 조 사장의 역할을 비판했고 사이가 멀어졌다.

조 사장은 허 감독의 영등포공고 동문이었던 최승열 단장과 인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이미 으르렁거렸던 사이다. 조 사장 선임 자체가 무리수였지만 지역 정치권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송 시장이 책임지지 못할 인사를 한 것이기도 했다. 내부 갈등은 더욱 커졌고 지역 축구인들은 허 감독의 연봉을 공개하는 등 자존심을 건드렸다.

지난 2월 조 사장이 사임한 뒤 인천은 선수단 임급을 체납하는 등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다.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던 김석현 부단장이 사임하면서 허 감독과 프런트 사이의 균형추도 사라졌다.

후임 대표이사 선임은 2개월째 공전되고 있다. 새로운 축구전용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게 돼 야심차게 마케팅을 시도하려 했지만 수원 삼성과의 홈 개막전에 대관중이 반짝 몰린 뒤에는 썰렁 그 자체다. 열성 지지자인 인천 서포터는 창단 당시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대전전에서 관중 난입과 폭행 사태까지 벌어졌지만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니 누구도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인천 구단의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인천시 측 관계자는 "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구단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중이지만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고 어수선한 것이 사실이다. 팀 안정을 위해서라도 인적 쇄신 등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감독 사퇴의 여파로 인천에는 한바탕 피바람이 불 전망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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