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지역 라이벌의 우승 경쟁 속에 박지성(31,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아무런 역할도 수행할 수 없는 것일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지난 22일 에버턴과 '2011~2012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에서 4-4로 비기며 승점 1점 획득에 그쳤다.
맨유는 4-2까지 점수를 벌린 상황에서 내리 두 골을 내주며 비겨 충격이 상당했다. 승점 83점으로 80점의 2위 맨시티에 겨우 3점차다. 골득실에서 맨시티가 +60으로 +54인 맨유에 여섯 골차 앞서 있다.
오는 5월1일 양팀은 맨시티의 홈구장이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맨유가 패하면 1위는 뒤바뀐다. 올 시즌 맨시티가 홈에서 15승1무로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는 점도 맨유를 부담스럽게 한다.
맨유의 분위기는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강등권인 위건 애슬레틱에 0-1로 패하더니 에버턴을 상대로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뼈아픈 무승부에 그쳤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질타하며 "홈에서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반면, 맨시티는 최근 3경기에서 12골을 몰아치며 공격력에 불이 붙었다. 이단아 카를로스 테베스까지 마음을 다잡으면서 조직력도 좋아졌다. 맨시티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맨유는 여전히 강팀이다. 맨유가 우승한다"라고 말했지만 이는 우승을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추격의 빌미를 남긴 맨유에 대한 도전조의 말이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국내 팬들의 시선은 박지성의 역할에 쏠린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을 7경기째 활용하지 않고 있다. 한 달이 넘도록 실전 무대에 나서지 못한 것이다. 애슐리 영, 루이스 나니 등 젊은피들이 박지성을 밀어냈기 때문이다. FA컵,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에서 탈락해 맨유의 경기수가 줄어든 것도 박지성의 출전 기회를 지워버렸다.
그러나 맨유 수비진이 흐트러지면서 중원에서 1차 저지선 역할까지 해내는 등 왕성한 활동력을 보여주는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자원이다. 다비드 실바 등 스피드가 좋은 맨시티 공격진을 막기에도 박지성이 제격이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점도 있다. 사실상 이번 맨시티전이 박지성의 다음 시즌 활용 여부까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경기가 됐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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