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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3부리그→K리그, 포항 황지수의 반전 스토리


[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진은 K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공격진이 골을 넣지 못하는 등 난조를 보이면 미드필더가 해결사로 나서 종종 경기를 뒤집는다. 황선홍 감독도 "포항의 미드필드는 튼튼하다. 정말 좋은 자원이 많아서 고민하지 않는 부분이다"라며 늘 신뢰를 보내고 있다.

튼튼한 포항의 허리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 상대를 괴롭게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두는 역삼각형이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한 명 배치하는 정삼각형으로 나서기도 하는데 상대팀은 쉽게 공략하지 못한다.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는 포항의 고민이 깊었다. 공격을 조율하는 김재성이 상주 상무에 입대하면서 대체할 적임자를 찾지 못할 것 같았다. 다행히 신인 이명주가 등장하면서 한시름 덜었다. 이명주는 K리그 4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두 경기를 뛰며 서서히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기록상 도움 한 개에 그치고 있지만 공격 가담 능력이 뛰어나다.

수비형 미드필더 쪽 사정은 어떨까. 신형민이 건재하고 김태수도 있지만 이들의 경고누적이나 부상시에는 누가 자리를 메울 것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찍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천군만마와 같은 자원이 나타났다. '포항의 가투소'로 불리는 황지수(31)의 컴백이다. 지난 2004년 포항에 입단한 황지수는 지난해 11월 공익근무요원 생활을 마치고 포항에 돌아왔다.

황지수는 세르지오 파리아스 전 감독이 포항의 지휘봉을 휘두를 당시 톱니바퀴 축구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투쟁력과 공간 장악력이 뛰어난데다 슈팅력까지 있어 비슷한 성향의 이탈리아 미드필더 젠나로 가투소에 빗대 '포항의 가투소'라는 별명이 붙었다. 2007년 포항 정규리그 우승의 숨은 공신이었다. 자연스럽게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축구대표팀에 소집되는 등 주가도 올랐다.

그런 황지수에게 지난 2009년 여름 병역 이행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구단과 협의해 미뤄뒀던 병역 의무 시기를 놓치면서 상무와 경찰청에 입대할 기회를 날린 것이다. 그는 그 해 10월부터 경기도 동두천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챌린저리그(K3리그) 양주시민축구단에 입단해 축구 감각을 이어갔다.

몸 관리는 철저했다. 퇴근 뒤에는 양주시민구단 선수들과 한데 모여 운동했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했다. 훈련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등산과 러닝 등을 멈추지 않았다. 그 덕분에 양주시민구단은 2010년 4강, 지난해 준우승을 해내며 챌린저리그 강팀으로 자리 잡았다.

완벽한 K리그 복귀를 위해 황지수는 공익근무 복무 동안 주어진 휴가도 미루고 한데 모은 뒤 지난해 10월 포항에 미리 합류해 훈련을 할 정도였다. 11월 소집해제 명령을 받자 그는 곧바로 구단으로 복귀했다.

야심차게 K리그 무대에 복귀했지만 역시 프로의 세계는 확실히 달랐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출전은 풀타임 소화는 고사하고 후반 15분이 지나자 체력이 뚝 떨어졌다.

그래도 빼어난 감각은 여전했고 포항은 3년 계약으로 그의 재능을 인정했다. 황지수는 올 시즌 K리그 6경기를 소화하며 황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고 있는 중이다. 2일 감바 오사카(일본)와 챔피언스리그 5차전에도 나서 엔도 야스히토의 볼 배급을 차단하는 등 노련한 플레이를 보여주며 포항의 2-0 승리를 도왔다.

황선홍 감독은 "황지수에게 수비를 맡겼는데 K리그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보다는 몸상태가 훨씬 괜찮았다. 신형민이 미드필드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겠지만 김태수가 부상에서 복귀하고 황지수가 제 역할을 충분히 한다면 좋을 것 같다"라며 나쁘지 않은 평가를 내렸다.

포항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풀타임 소화가 힘들어 보이지만 팀 전력에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한 신형민의 공백도 훌륭하게 메웠다"라며 황지수에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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